“문신은 지우지 않고 겸손의 필요성 상기할 것”
한국산 가상자산 루나와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를 지지해왔던 유명 투자자 마이크 노보그래츠 갤럭시디지털홀딩스 최고경영자(CEO)가 폭락 사태 후 일주일 만에 침묵을 깨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노보그래츠 CEO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루나와 UST에 대해 "실패한 큰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나는 경제, 산업, 그 안에 있는 갤럭시의 위치를 생각하며 지난 한 주를 보냈다"면서 "루나와 UST에서만 400억 달러(약 50조 원) 시장가치가 사라졌다. 그것은 실패한 큰 아이디어였다"고 밝혔다.
이어 "UST 붕괴를 막기 위한 준비금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항상 상황은 뒤늦은 깨달음과 함께 더욱 명확해진다"고 말했다.
갤럭시디지털은 루나와 UST 발행업체 테라폼랩스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중 한 곳이다. 갤럭시는 지난 2020년 4분기 테라폼랩스에 처음 투자를 시작해 이후 소셜미디어와 언론 등을 활용해 루나와 UST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올해 1월에는 루나 가격이 오르자 자신을 '루나틱'(열성 루나 투자자)이라고 소개하면서 문신까지 새긴 모습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된 문신은 루나라는 단어와 함께 달을 향해 울부짖는 늑대 그림이었다. 코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달에 간다'(go to the moon)는 말은 가격 급등을 의미한다. 이에 테라폼랩스 권도형 CEO는 노보그래츠에게 '킹 루나틱'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그는 이날 루나와 테라가 실패한 아이디어라고 인정하면서도 문신을 새긴 것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서한에서 "내 문신은 벤처 투자에 항상 겸손이 필요하다는 점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노보그래츠는 이날 루나와 UST의 폭락 원인을 단순히 거시환경 탓으로만 돌리면서 두 코인의 붕괴가 가상자산과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가상화폐 시장이 곧바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갤럭시와 나는 가상화폐 생태계를 계속 지원하는 데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면서 "나는 암호화폐 혁명이 계속될 것이라고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하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