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효준 아크로스테크놀로지스(이하 아크로스) 대표<사진>는 21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퇴직금 5억 원을 받았을 때 어떻게 생활비를 마련할까’라는 문 대표의 물음은 그가 생각하는 본질적인 금융 고민 중 하나다. 금융상품의 종류는 너무나도 많지만, 직접적인 해결책을 찾긴 어려웠다는 게 문 대표의 설명이다.
문 대표가 주목한 건 기술이었다. 대학 재학 시절 인공지능(AI) 금융 스타트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에서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지난해 1월 정진엽, 김정훈 부대표와 함께 AI 핀테크 스타트업 아크로스테크놀로지스를 공동 창업했다.
그는 “좋은 금융상품을 만들기 위해선 인력이 많이 투입돼 비쌀 수밖에 없고, 여러 유통 과정을 거치다 보면 수수료가 비싸진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그 가치를 투자자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싶어 아크로스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아크로스는 지난 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국내 최초 월 분배형 상장지수펀드(ETF) ‘엠페이(MPAYㆍAkros Monthly Payout ETF)’를 상장했다. 주식, 채권, 원자재 등 19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해 연 7% 수준의 분배금을 달마다 지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 대표는 “엠페이는 본질적인 금융 고민의 해답으로 내놓은 상품이다. 직접적인 답은 연 3500만 원 수준의 배당을 목표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안정적인 운용이 핵심인데, 특정 인프라 자산이나 배당주에만 투자하는 여타 인컴 펀드와 달리 19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주식을 포함한 글로벌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형태가 지금 같은 약세장에서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외에도 개별 주식에서 초과수익 전략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이유에 대해선 “아크로스가 제시한 고민은 한국의 금융 소비자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 소비자 모두에게 존재한다”며 “모든 사람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어야 하기 때문에 뉴욕증권거래소를 선택했다.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어갔지만, 당연히 해야 할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투자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결과로 보여주는 금융상품만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엠페이의 경우엔 매달 지급되는 분배금이 해결책이자 결과일 것이다. 문 대표는 “금융 소비자가 스스로 원해서 찾고, 지인들에게도 자신 있게 소개해 줄 수 있는 금융상품이 되도록 결과로 신뢰를 쌓아 가는 게 최우선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경쟁 상품들의 총 수수료가 1% 수준인 데 반해 엠페이는 0.5% 수준의 총 수수료를 제시하며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예전과 달리 증권시장의 접근성이 높아져 서비스보다는 금융 상품 자체에 집중해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문 대표는 “아크로스는 1910년부터 누적된 10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와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분산컴퓨팅 인프라가 강화학습 연산에 활용된다”며 “금융상품의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와 인프라, AI 기술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한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크로스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미래 자산을 빠르게 증식시킬 수 있을까? 주식, 채권, 원자재 등 전통 자산군이 공동화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대체 자산군은 없을까? 문 대표가 제시한 답은 ‘본질’이다. 그는 “캐피털게인(자본이익)을 최대화하는 금융상품, 리스크 프리미엄 롱숏 펀드 등 본질적인 고민에 답하는 본질적인 상품을 준비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수십 조 단위를 운용하는 글로벌 퀀트 운용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ETF뿐만 아니라 퇴직연금펀드, 대체 자산군으로서의 헤지펀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며 기술 가치를 금융소비자 가치로 전환하고, 금융의 본질적인 고민을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