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경제고문, 경기침체 언급하기도
월가 대표 은행들, 잇따른 경고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고음은 월가에서부터 백악관, 중소기업 현장 등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중소기업 자문업체 비스타지월드와이드가 600여 개 소규모 사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가 내년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4월 같은 조사에서 내년 경제 상황이 암울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률 42%보다 1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그만큼 경기 침체 우려를 하는 중소기업들이 한 달 새 급증했다는 이야기다.
특히 경기 회복에 대한 중소기업의 자신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2020년보다 더 위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에서 다음 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중소기업 비중은 2020년 5월 79%에서 올해 5월 61%로 낮아졌다. 원재료 비용이 급등한 가운데 소비자 수요가 이를 상쇄할 만큼 늘어나지 않은 것이 이들 중소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 역시 공급망 문제, 인플레이션, 노동력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미국 1, 2위 유통업체 월마트와 타깃이 지난주 부진한 실적을 발표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애플도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를 이유로 이번 분기 매출 감소를 예고한 상태다.
문제는 대기업은 경기침체가 와도 버텨낼 체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경기침체 영향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동시에 이를 이겨낼 기초 체력이 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중소기업 부양 패키지도 대부분 고갈된 상태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백악관에서도 나오고 있다. 백악관 경제 고문인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CNN에 출연해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디스 위원장은 “지금 우리가 심각한 글로벌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중에서도 인플레이션이 가장 앞에 있고 이는 가정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경제가 전 세계 어떤 다른 주요 국가들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는 것 역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월가에서는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경고음이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2년 안에 미국 경기가 침체할 가능성을 35%로 전망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에 미국의 경기침체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도 지난 13일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미국의 경제 성장은 적어도 2분기와 3분기까지 이어지겠지만, 그 이후에 모두가 알고 있는 두 가지 큰 도전 과제가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양적긴축을 언급했다. 다이먼 회장은 “인플레와 양적긴축은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폭풍 구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라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발표된 올해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연율 마이너스(-) 1.4%로 집계되며 예상 밖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26일 발표될 1분기 GDP 증가율 수정치가 -1.3%로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