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 강자로 확실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한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연구개발 계획과 경쟁력 강화 전략을 살펴본다.
동아에스티가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인 DMB-3115에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스텔라라는 얀센이 개발한 인터루킨(IL)-12, 23 억제제 계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을 치료할 때 활용된다. 지난해 4월 ‘DMB-3115’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했고, 11월 총 605명의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이어 올해 11월 DMB-3115의 임상 3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메이지세이카파마와 공동 개발 중이다. 두 기업은 지난해 7월 글로벌 제약사 인타스와 DMB-3115의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인타스에 한국과 일본, 일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글로벌 지역 허가와 판매 권리를 양도했다. 스텔라라 물질 특허가 미국 2023년 9월, 유럽 2024년 7월 만료됨에 따라 동아에스티도 이 시기에 맞춰 DMB-3115를 상업화할 계획이다.
차기 천연물 신약 후보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당뇨병치료제 DA-1229(슈가논)는 합작사 레드엔비아가 대동맥판막석회화증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국내 임상2상을 진행 중이며, 미국 임상2b/3a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및 임상연구심사위원회(IRB)를 통과해 임상 개시를 준비 중이다. 과민성방광 치료제 ‘DA-8010’은 국내 임상 2상 결과에서 유효성·안정성·복용편의성 입증에 성공했고, 올해 1월 국내 임상 3상 IND 승인을 받았다. 올해 3월에는 59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개시했다. 슈가논에 이은 당뇨병치료제 DA-1241도 개발 중이다. 미국 임상 1b상에서 우수한 혈당강하를 확인했다. 현재 국내 임상 2상 또는 글로벌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신흥 백신명가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6번째 자체개발 백신을 확보하고 코로나19 백신으로 또 하나의 자체개발 백신 출시를 앞두고 있고, 세계 최대 규모 국제기구 의약품 조달시장을 통한 신규 시장 확대에도 성공했다.
지난 23일 자체 개발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가 세계 최대 국제조달시장인 ‘범미보건기구(PAHO)’를 통해 중남미 국가에 본격 진출했다. PAHO는 유니세프(UNICEF)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백신 수요처다.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지닌 기업을 선정해 백신이 필요한 중남미 국가에 백신 공급한다. 스카이바리셀라는 중남미를 포함한 다국가 글로벌 임상으로 우수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며, PAHO와 같은 국제조달시장 진출 필수요소인 WHO(세계보건기구)의 PQ(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을 수두 백신 중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받았다.
대한민국 백신 주권 확립에도 앞장선다. 지난 12일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공동 개발한 장티푸스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 멀티주’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용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새로운 국산 백신을 선보였다. 글로벌 기구·기업들과 공조해 개발한 합성항원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경우 우수한 면역원성 및 안전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식약처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 ‘대한민국 1호 코로나 백신’으로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새로운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신규 시장을 꾸준히 개척하며 혁신적인 글로벌 백신·바이오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mRNA, 세포면역치료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글로벌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올해도 R&D 지속 투자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간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등의 시장 안착과 결장직장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CT-P16 등 후속 파이프라인의 가시적 성과가 예상돼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항체약물접합체(ADC), mRNA 등 플랫폼 기술투자와 개발 등 신규 성장동력 확보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주요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은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 중이다. ‘램시마SC’의 시장 확장도 기대되고 있다. 램시마SC는 2020년 2월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추가 적응증 승인을 받아,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성인 염증성장질환,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강직성척추염, 건선성 관절염, 건선까지 기존 정맥주사 제형의 모든 성인 적응증을 획득한 세계 최초 인플릭시맙(Infliximab) 피하주사(SC) 제형이 됐다.
세계 최초 선진 규제기관 허가를 받은 고농도 제형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도 기대된다. 지난해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장질환, 건선 등 휴미라가 보유한 주요 적응증에 대해 국내와 유럽·캐나다에서 유플라이마(CT-P17)의 판매허가를 획득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강력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80mg/0.8ml 용량에 대해 2월 EMA 추가 승인으로 폭넓은 처방이 가능해져 시장확대도 기대된다.
후속 항체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시장 경쟁력도 강화한다. 램시마, 램시마SC, 트룩시마, 허쥬마, 유플라이마 등 시장에 선보인 5개 제품에 이어 추가로 6개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최소 5개 제품에 대해 2023년까지 출시 지역을 확대하고 신규 출시를 통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CT-P39(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41(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3(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7(악템라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회사설립 초기부터 R&D와 기술혁신에 주력하며 끊임없이 신제품 개발을 추진해 전문의약품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전신성 항진균제, 장기 지속형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위보호제 복합제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길리어드의 암비솜주사 제네릭으로 개발하는 ‘동국주사용리포좀화한암포테리신B주사제’는 특수한 리포좀 전달 시스템에 대한 자체 기술이 집약됐다. 암비솜주사 제네릭은 개발이 까다롭고 특수한 제형으로, 아직까지 개발에 성공한 곳이 없다. ‘독특한 리포좀 전달 시스템’ 때문이다. 동국제약은 주성분 암포테리신B의 넓은 항진균 효과를 유지하면서 부작용 및 독성을 개선한 제제를 올 해 말부터 투약을 진행해 앞으로 수개월 내에 완료할 예정이다. 2023년 발매를 목표로 내년 상반기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 암비솜주사의 제네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히알루론산 원료 및 완제 제조 보유 기술을 바탕으로 ‘DKM412’ 제제도 개발 중이다. 히알루론산 성분의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LG화학 시노비안주사의 제네릭이다. 국내 무릎 골관절염 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DKM412의 유효성·안전성을 평가하는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투약을 완료하고, 내년 품목허가 신청 후 2023년 발매할 예정이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 성분인 아세클로페낙과 위궤양과 위점막병변의 개선에 효과가 있는 폴라프레징크의 복합 개량신약 ‘DKF-340’도 있다. ‘DKF-340’은 1일 2회 1정의 간단한 용법과 위장관 부작용이 개선된 치료제로, 골관절염 환자에서 복용 편의성과 복약 순응도를 개선 장기복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현재 1상 DDI(약물상호작용) 시험과 PK(약물동태)시험을 마쳤다. PK에서는 생동 수준으로 동등함을 입증했다. 올해 말 임상3상 IND 신청하고 내년 하반기까지 3상 임상을 진행하고, 2023년 품목허가 신청후 2024년 발매가 목표다.
GC녹십자는 2012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희귀질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개발해 출시했다. 이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 치료환경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중국(IV제형)과 일본(ICV제형)에서 연달아 품목허가를 받아 시장 확대에 나섰다. GC녹십자는 글로벌 희귀의약품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제2·제3의 헌터라제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미국·일본 산·학과 총 3건의 희귀질환 관련 계약을 진행했다. 최근 GC녹십자는 미국 미럼 파마슈티컬스의 소아희귀간질환 신약 ‘마리릭시뱃’의 국내 개발·상용화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마라릭시뱃은 알라질 증후군(ALGS),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답즙정체증(PFIC), 담도 폐쇄증(BA) 등 희귀질환을 적응증으로 미국·유럽 허가 절차와 임상이 진행중이다. 회사 측은 ALGS를 시작으로 3가지 적응증에 대한 순차적인 국내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유전성 신경퇴행 질환에 대한 공동연구 및 개발 계약도 맺었다. 미국 스페라젠과는 숙신알데히드 탈수소효소 결핍증(SSADHD)에 대한 혁신신약(First-in-Class) 치료제 개발을 추진한다. GC녹십자는 스페라젠으로부터 SSADHD 단백질 생산 관련 특허권리를 부여 받았다. 스페라젠은 미국 현지에서 FDA의 맞춤형 약물개발 회의 절차와 신규 환자 확보를 위한 신생아 스크리닝 과정을 맡는다. 일본 돗토리대학교와 GM1 강글리오시드증의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양사는 GM1 강글리오시드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신규 후보 물질 발굴을 목표로 협력하고 임상시험부터는 GC녹십자가 단독으로 진행해 추후 글로벌 상업화까지 도전할 계획이다.
GC녹십자가 이 분야에 집중하는 이유는 희귀의약품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혁신신약 약물 개발 시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이 어렵고, 국가별 희귀의약품 개발 지원책이 있어 빠른 상용화가 가능하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백신, 혈액제제와 함께 희귀의약품을 R&D 3대 과제로 설정하고 전문인력을 활용해 이 분야 확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