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인사와 동명이인 노린 현수막까지
“2-나는 전과가 없습니다” “안 뽑으면 큰 1-나”
6ㆍ1 지방선거에서는 톡톡 튀는 현수막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후보자 이름이나 공약, 소속 정당을 홍보했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문구를 활용한 현수막이 거리에 넘쳐난다. 지자체 단체장과 국회의원, 교육감 등 총 4125명을 선출하는 큰 선거인만큼 ‘튀어야 산다’는 생각에서다.
경기 부천시 바선거구에 출마한 이상열 국민의힘 후보는 “2-나는 전과가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깨끗하고 투명한 후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들의 과거 전과 기록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일었다. 출사표를 던진 지방의원 후보자 10명 가운데 4명 정도가 음주운전ㆍ폭행ㆍ뇌물수수 등 전과 기록이 있었다.
상대 후보의 전과 기록을 두고 네거티브 선거 공세를 펼치는 후보도 있었다. 김영춘 충남 교육감 후보는 현수막 전면에 ‘OUT 김지철 전과 3범, 이병학 전과 1범(뇌물)’이라는 문구와 함께 ‘IN 깨끗하고 능력있는 교육감 김영춘’이라고 적었다.
후보자 이름이나 지역구를 활용한 현수막도 눈길을 끈다.
서울 구로구 다선거구 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박수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박수’라는 자신의 이름을 활용했다. ‘짝짝짝’이라는 박수 소리를 선거 슬로건을 담았다. 박 후보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도 박수 이모지와 함께 ‘박수치면 나타나는 구로구 청년일꾼’이라며 ‘박수’를 강조했다.
경남 거제시 제2선거구 도의원 선거에 출마한 전기풍 국민의힘 후보는 ‘풍풍풍 전기풍’이라는 문구를 선거 운동에서 사용 중이다. 전 후보는 선거 유세송에도 자신의 이름 끝자인 ‘풍’을 사용했다. SNS상에서도 ‘풍풍 방위대’, ‘풍풍 캠프 자원봉사단’ 등의 표현으로 자신의 특이한 이름을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경기 화성시 라선거구 시의원을 노리는 노예슬 국민의힘 후보는 ‘노예처럼 뛰겠습니다!’라는 문구를 현수막에 크게 써 붙여 화제다. 자신의 기호인 2-나를 풀어 ‘2번엔 나에요’라는 문구도 새겼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가선거구 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황재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자신의 기호를 이용해 ‘안 뽑으면 큰 1-나’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외에도 ‘몸에는 홍삼 영도에는 기삼!(부산 영도구 가선거구 구의원 후보 더불어민주당 신기삼)’, ‘윤혜영은 일해영!(인천 연수구 마선거구 구의원 후보 더불어민주당 윤혜영)’ 등의 펀치라인이 담긴 현수막이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자신의 지역구인 아라동을 강조하기 위해 단어 일부를 영어 알파벳으로 표현해 ‘ㅇrzr주는 청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후보(제주 제주시 아라동을선거구 도의원 후보 더불어민주당 강경흠)도 있었다. 3040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싸이월드 감성’이라는 평이 나온다.
유명한 인물과 동명이인임을 적극 활용하는 후보들도 있다. 대구 북구 나선거구 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박정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연상케 하려는 듯 ‘침산(대구 북구 침산동)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인터넷 커뮤니티상에서 ‘혼란스러운 대구의 민주당 현수막’, ‘본진을 혼란에 빠트린 현수막’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강원 원주시 마선거구 시의원 선거에 나선 이재용 국민의힘 후보는 ‘삼선의 이재용’이라는 문구를 현수막에 큼지막이 써넣었다. 원주 시민 A씨는 “퇴근길에 보고 카메라로 찍었다”며 “삼성을 노린 것 같은데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