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 7개 종목 공매도 노출…발표 이튿날 -1.15%
다음 달부터 코스피200에 편입되는 종목들의 공매도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지된 공매도가 지난해 5월 부분 재개되면서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구성종목만 공매도가 가능하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음 달 코스피200으로 편입되는 7종목을 발표한 다음 날 해당 종목의 주가는 평균 1.15% 하락했다. 가장 하락 폭이 큰 건 메리츠화재(-2.45%)였다. 이어 △일진하이솔루스(-1.70%) △케이카(-1.69%) △하나투어(-0.85%) △한일시멘트(-0.73%) △F&F(-0.35%) △에스디바이오센서(-0.31%) 순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0.18%)보다 더 큰 폭으로 후퇴한 것이다. 통상 코스피200 구성 종목으로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유입된다. 이는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7종목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건 공매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두려움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피200 지수로 편입되면 공매도 가능 종목이 되고 이는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공매도 거래대금이 커지면서 이런 투자자들의 불안은 깊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은 4265억 원이었으나 이달 들어 4841억 원으로 13.51% 증가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가 개인에게 공매도 문턱을 낮춰줄 것을 시사하면서 공매도 대금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개인이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릴 때 담보 배율 140%가 적용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개인의 현행 담보 배율을 기관과 외국인(105%)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하한다는 이행계획을 세웠다. 공매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코스피200 종목에서 방출되면서 공매도를 할 수 없게 된 종목의 주가는 평균 0.25% 떨어졌다. 편입되는 종목(-1.15%)보다 하락 폭이 4.5배 적은 수치다. 이 역시 공매도 공포에서 벗어나면서 하락 장에서도 주가 방어에 비교적 성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 비중이 높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종목들은 수급 관점에서 해야 한다”며 “기존에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일부 편출 종목은 숏커버로 수급 여건이 일부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200 종목 편입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기업의 실적을 따져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화재에 대해 “대면 영업 여건 개선과 IFRS17 대비를 위한 서비스마진(CSM) 확보 필요성 감안하면 향후 사업비율은 다소 높아질 여지가 있다”면서도 “우수한 효율성 지표와 우호적인 운용여건 감안하면 고수익성 기조 유지 가능할 전망”이라고 했다.
신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진하이솔루스에 대해 “여전히 단기 실적보다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에서 중장기적으로 선도적인 지위를 공고히 할 역량을 갖췄다는 점에 주목하며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관점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