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C 경험 보유한 쌍용건설과 시너지 기대
2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그룹은 최근 쌍용건설 최대주주인 ICD 측에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인수작업에 착수했다.
인수 대상은 ICD가 보유한 쌍용건설 지분 99.95%다. 현재 글로벌세아그룹은 유상증자를 실행하고, 8월 말까지 주식매매계약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이 쌍용건설 인수에 나선 이유는 ICD가 전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 이후 투자 계열사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쌍용건설이 보유한 7조 원 규모 수주잔고에 더해 글로벌 인지도를 활용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세아상역을 중심으로 태림페이퍼, 글로벌 설계·조달·시공(EPC) 전문 기업인 세아STX 엔테크, 친환경 에너지 기업인 발맥스기술 등 10여 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 매출 4조2500억 원을 기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글로벌세아그룹이 진행하는 다양한 건설사업을 쌍용건설이 맡아 민간개발사업, 주택 및 호텔사업, 수소에너지 등 미래사업, 플랜트 관련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단순도급에서 벗어나 글로벌세아그룹의 해외투자 경험에 쌍용건설의 역량을 더해 디벨로퍼로서의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글로벌세아그룹이 진출한 중남미 국가 등에서 발전과 철도, 도로 등 인프라 사업은 물론 도시개발사업에도 다양한 재원과 투자방식을 도입해 진출할 수 있다. 글로벌세아그룹의 해외 법인 및 네트워크와 연관된 시공 참여는 기본이다.
계열사 간 시너지도 예상된다. 국내외 오일 및 가스시설, 발전소, 신재생 에너지 EPC 사업에 강점이 있는 세아STX엔테크와는 S-oil 온산 프로젝트 EPC 경험을 보유한 쌍용건설과 국내외에서 상호보완 성격이 있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
쌍용건설은 2007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7번이나 거래가 무산되는 등 진통 끝에 ICD를 주인으로 맞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발 건설 경기 불황으로 유동성이 악화됐던 쌍용건설은 2012년 말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후 2013년 워크아웃을 거쳐 2014년 초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코스닥 상장사였던 쌍용건설은 그해 4월 상장폐지됐다. 2015년 1월 ICD가 쌍용건설 인수를 확정 지으면서 법정관리를 졸업하게 됐다.
쌍용건설은 그간 ICD라는 공기업 성격의 대주주를 맞이하면서 외부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으나 이번 M&A가 성공하면 각종 리스크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