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판'…요직 꿰차는 검찰, 대법관도 접수하나

입력 2022-06-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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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뉴시스)

사상 처음으로 검사 출신 금융감독원장이 임명되는 등 검찰 출신들이 정부 요직을 휩쓸면서 편중 인사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법부 최고기관이라 할 수 있는 대법관 역시 검찰 출신 인사들로 채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9월 퇴임 예정인 김재형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제청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까지 천거 받은 대법관 제청대상자 중 심사에 동의한 인물을 정리해 14일 주요 경력 등 정보를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의견 수렴과 함께 피천거인 검증을 진행한 후 추천위원회 위원장에게 추천위원회 회의 개최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후 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인사 중 김 대법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절차를 거친다.

현재, 대한변호사협회가 천거한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검찰 출신으로는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이름이 오르내린다.

통상 대법관 중 1명은 검찰 출신이 임명돼 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관례가 깨지면서 지난해 5월 임기가 만료된 박상옥 대법관을 끝으로 대법원의 ‘탈검찰화’가 이뤄졌었다.

반면, 김 대법원장을 비롯해 대법관 13명을 임명하게 될 윤석열 정부가 관례 부활을 이유로 검찰 출신 인사로 첫 단추를 끼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최근 검찰 출신을 중심으로 한 인사 태풍이 불면서 대법관 중에서도 검찰 몫을 늘리려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정부는 조상준 전 대검 형사부장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전날 이복현 전 검사를 금감원장으로 임명했다. 검찰 출신인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는 “검찰 출신 인사들은 법무부나 검찰을 넘어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은 물론 국정원 기조실장과 ‘금융검찰’로 불리는 금감원장까지 진출하고 있다”며 “더 나아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나 감사원장, 대법관에도 검찰 출신을 대거 임명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대법관은 20년 이상 법조경력이 있어야 하는데 판사뿐만 아니라 검사·변호사 등도 가능하다. 검사 출신 대법관이 늘어나는 것이 제도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는 의미다. 더구나 윤 정부에서 차기 대법원장을 임명하고 나면 대법원장이 임명할 수 있는 위원 3명과 법무부 장관 등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위원 10명 중 차지하는 비중도 커진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편제된 인사정보관리단이 대법관 후보자를 검증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인사정보관리단 박행열 단장이 비검찰 출신이라지만 이동균(46ㆍ사법연수원 33기)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장이 인사정보1담당관으로 정해지는 등 실무는 검찰 인사 중심으로 돌아간다.

다만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사법부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는 상황을 법관들이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장유식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센터 소장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것은 하나도 없고 검찰 권력에 의한 일방독주 체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도 “검찰 출신이 1명이 되는 것은 관행적으로 양해를 하지 않을까 싶은데 2~3명 들어오면 법원 내부에서도 집단적 반발이 예상된다. 때문에 그렇게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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