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민간소비 회복·고환율에 인플레 압력 가중… 기준금리 2.75%도 합리적

입력 2022-06-0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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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4차례 금통위서 모두 0.25%포인트씩 올릴 가능성도
잠재성장률은 웃돌 듯…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낮아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작다고 진단했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을 예상하지만, 민간 소비가 회복되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란 게 한은의 분석이다. 결국, 물가대응에 통화정책의 방점이 찍히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기정사실화됐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9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경제 상황으로 봤을 때, 베이스(기본) 시나리오상 스태그플레이션의 확률은 낮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나라 경제가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해선 연말 기준금리가 최고 2.7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해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보다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앞으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4차례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1.75%인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기 위해 한은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 4, 5월에 이어 올해 총 6차례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특히 향후 민간 소비 주도의 경제 성장을 전망했다. 박 부총재보는 “2분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크게 완화되면서 대면 서비스 소비 등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수출은 둔화하겠지만, 민간소비는 우리(한은)의 예상보다 좀 더 견조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미국의 정책금리(기준금리) 빅스텝(한꺼번에 0.5%포인트씩 인상)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자본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박 부총재보는 “자본 유출입은 대외 금리 차의 영향도 받지만, 무엇보다 대외 건전성이나 펀더멘탈(경제 기초체력)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라며 “소비 회복세와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등 우리나라 펀더멘탈을 고려했을 때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5%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다. 특히 경제 주체들의 미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은 또 다른 물가 상승 요인이다.

한은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이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고, 임금 경로를 통한 물가상승 압력이 앞으로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도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 오른 환율이 수입품 가격 등을 통해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환율의 물가 전가율(원·달러 환율 또는 명목실효환율 1% 변동 시 물가상승률의 변동)은 금융위기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져 2020년 ‘제로(0)’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높아져 올해 1분기 현재 0.06에 이르렀다.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물가 상승률도 0.06%포인트 높아진다는 의미다.

이에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3.8%) 가운데 약 9%(0.34%포인트)는 환율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환율의 물가 전가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향후 환율 상승이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에 미치는 영향에 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 안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 부총재보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물가 목표보다 상당 폭으로 높아지는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고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잠정치보다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제로 하고 있어서 물가에 비중을 두고 통화정책을 한다는 스탠스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 빅스텝에 대해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현재 생각으로는 0.25%포인트씩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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