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이유에 대해 "민주당의 가치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조만간 자신의 생각도 적극 밝히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당권 도전에 이목이 쏠린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선거 후, 지방선거 후 공통점은 기억에 남는 민주당의 주장 그것이 없다는 점이다. 제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우리 민주당은 늘 시대정신만큼은 승리했다"며 "대표적으로 2012년, 대선에서 비록 아깝게 졌어도 시대정신은 우리가 이겼던 시절이다. 복지로 진보하고 연합으로 승리를 도모하던 시절"이라고 회고했다.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등을 거론하면서 "국민이 호응했고 심지어 박근혜 정권도 차용했다. 물론 그들은 용도폐기 했습니다만, 저는 이 시기를 민주당의 가치가 빛나던, 그 가치가 승리했던 시절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지방선거 후 국민의힘에서 납품단가 연동제를 들고나왔다"며 "손실보상제는 명백히 경제민주화의 상징적 한 축이 될 수 있었다. 코로나 상황에서 설득력이 컸고 우리당의 일관된 주장"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홍남기 기획재정부와 실랑이 끝에 늦어지자 지급대상이 제한되고 액수도 그들의 공약보다 줄어든 채 윤석열 정부에서 시행하게 됐다"며 "이 모두를 모아서 빛나는 민주당의 정강과 정책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는데 어느 하나도 제대로 건지지 못한 채 다 놓쳐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우리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확실한 비전과 가치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단순히 이렇게만 얘기할 수는 없지만, 결국 저쪽이 후지니 이쪽을 찍어달라는 편 가르기, 네거티브 싸움으로 국한되는 이런 선거 캠페인을 넘어설 수 없었다"고 반성했다.
그는 "당 가치 실종"을 지방선거 참패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대선의 연장선에서 맞이한 지방선거에 어색한 공천과 내홍으로 실망한 지지자와 유권자들에게 단순히 저쪽을 견제하기 위해 그래도 우리를 지지해달라고 매달리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민주당의 고결한 가치, 그 가치의 깃발은 그래서 중요하다"며 "당분간 글을 좀 더 써 보겠다"고 향후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예고했다. 이에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의원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