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우주 과학 기술 발전에 우주 관련 국가 안보 우려 고조
UFO 실체 규명에서도 중국ㆍ러시아 견제 의식 드러나
NASA, 내년 여름쯤 연구 결과를 정리해
미국 국방부에 이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도 미확인비행물체(UFO) 실체 규명에 동참한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나사는 성명을 내고 UFO로 알려진 미확인 비행 현상(UAP)을 연구할 전담팀을 올가을 발족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9개월간 비행선이나 자연 현상으로 규명되지 않은 항공 현상에 대한 자료를 과학적 관점에서 수집하고, 향후 과학적 데이터 수집 방법 및 연구 방법을 진전시키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토마스 주부큰 나사 과학 임무 담당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담팀 활동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과학적 현상을 발견하거나 전혀 새로운 것이나 흥미로운 것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즉 '모 아니면 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많은 과학자가 UFO 연구를 '실제 과학이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논란이 되는 질문에 관해 연구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사는 태양계와 은하계 등 우주에 다른 생명체를 관찰하는 자체 우주 생물학(astrobiology) 프로그램이 있지만, 그간 이를 통한 UAP 실제 가능성에 대한 규명 작업을 진행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의회의 회의론이 컸기 때문이다. 1978년 위스콘신 주의 울리엄 프록스미어 상원의원은 나사의 최신 외계지적생명체탐사(SETI) 프로그램에 대해 '돈 낭비'라고 대놓고 비판했다.
1992년 나사가 외계 문명의 문명 전파 신호를 찾는 천문학 프로그램에 착수했을 때도 의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아 좌초됐다. 이후 UAP 규명 작업은 민간 차원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우주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UFO를 비롯한 우주 관련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미국 내 분위기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사는 성명에서 UAP 관측 횟수가 지극히 제한적이어서 "사건의 본질에 대해 과학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국가 안보뿐만 아니라 비행 안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연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주목할 만한 점은 미국이 UAP 규명의 이유에서도 중국과 러시아가 언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나사는 이번에 출범하는 연구팀이 UAP와 관련한 자연현상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 또는 기타 국가에서 개발한 미확인 첨단 비행체 기술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연방 하원 정보위 산하 대테러·방첩소위원회는 지난달 17일 국방부 당국자 등이 출석한 가운데 50년 만에 처음으로 UAP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 것도 중국과 러시아의 신기술에 따른 현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이 개최 배경이 됐다. 의회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기술 혁신으로 새로운 비행 물체를 만들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스콧 브레이 해군정보국 부국장도 당시 청문회에서 태스크포스 조사 결과 지금까지 400개의 UAP 신고가 접수됐다면서 UFP가 중국-러시아가 개발한 첨단항공 기술이라는 증거도, 외계 생명체에게서 왔다는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즉 중국과 러시아의 비행체 기술과 관련해서 단언할 수 없으며, UAP가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입장인 것이다. 현재 국방부와 미 정보기관들은 별도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UAP의 실체 규명 작업을 하고 있다.
나사의 이번 연구 활동은 국방부 등 기존 정부 차원의 조사와는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진행된다. 투입되는 예산은 10만 달러(약 1억2000만 원) 정도다. 나사는 내년 여름쯤 연구 결과를 정리해 관련 데이터를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