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강경 기조에 연착륙 전망 엇갈려…경기침체 우려 목소리 키우는 월가

입력 2022-06-16 16:11수정 2022-06-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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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당장 안도했지만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
다른 나라도 도미노 인상
블룸버그, 2024년초 경기침체 확률 72% 추산
바이든 재선 도전에 악영향

▲제롬 파월(맨 앞)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해 11월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준 의장 재지명을 받은 후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초강경 긴축 기조에도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안도 랠리를 펼쳤다.

이미 시장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한 데다, 이날 연준의 단호한 물가 억제 의지를 확인하면서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 것이다.

배리 길버트 LPL파이낸셜 자산분배 전략가는 “지난주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연준은 시장에 인플레이션 억제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시장에 증명해야 했다”면서 “초강력 긴축 모드로 경제 연착륙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일단 물가 억제 의지를 보이는 것이 우선순위였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경기침체를 일으키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 ‘연착륙’ 달성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전반적으로 소비가 매우 강하다”면서 “넓은 의미에서 경기 둔화의 징후는 없다.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히 강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미국 은행 웰스파고는 연준의 긴축 정책으로 2023년 중반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웰스파고는 일주일 전 만해도 미국의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전망했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의 연착륙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고, 구겐하임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스콧 미너드는 “소비지출의 둔화세를 고려할 때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긴축 행보에 세계 각국도 줄줄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브라질도 같은 날 기준금리를 12.75%에서 13.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브라질은 이날까지 총 11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홍콩과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중 쿠웨이트를 제외한 5개국도 달러페그제를 채택하고 있어 연준 인상 행보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멕시코와 영국도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연준의 긴축 모드가 자칫 미국을 넘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블룸버그는 치솟는 물가를 근절하기 위한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로 이어지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 모델에 따르면 2024년 초 경기침체 위험률은 72%까지 오른 상태다. 2024년은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에 도전하는 해다.

특히 바이든은 경기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책임론에 직면하게 된다. 지미 카터, 조지 HW 부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반세기 동안 단임에 그친 대통령 모두 경기침체 여파로 재선 가능성에 타격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이든 진영도 이러한 우려를 의식하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정책상의 문제가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적인 문제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침체 위험 요소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더한 ‘불행지수’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어난 과거 여러 경기침체 시기보다 더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바이든 정부는 연준과 별도로 물가 안정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유가 안정을 위해 그간 껄끄러웠던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개선에 나서는가 하면, 중국 일부 상품에 대한 관세 완화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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