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100만 명 이상, 심각한 영양실조…2018년의 두 배 달해
현지 식품가격, 3개월 동안 두 배 뛰어
특히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은 전쟁과 가뭄, 경제 쇠퇴로 이미 궁핍한 상태에 놓여 있는데 글로벌 식품 인플레이션까지 강타하면서 기아 위기가 한층 심화하고 있다고 18일 일본 닛케이아시아(닛케이)가 보도했다.
25세의 한 아프간 주부는 닛케이에 “갓 태어난 딸을 먹일 여력이 없다”며 “남편은 일용직으로 한 달에 1000아프가니(약 1만4200원)를 벌고 있는데 요즘 모든 것이 너무 비싸서 다섯 명 아이들을 먹일 방법이 없다. 가슴이 다 말라버려 젖도 나오지 않는다. 누가 살 의향이 있다면 신생아를 팔겠다”고 한탄했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약 2280만 명 아프간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보고서에서 “아프간 전체 인구의 97%가 소득이 줄었는데 여기에 상품 가격까지 오르면서 사람들의 구매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FAO의 5월 식량가격지수는 2개월 연속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22.8% 높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 아프간 어린이 100만 명 이상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는 2018년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카불 사립학교의 한 여교사는 “매일은 아니더라도 매주 물가고 오르고 있다”며 “외벌이로는 세 아이가 있는 임대주택에서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아무것도 살 수 없는 날에는 공복에 잠을 자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5인 가족에서 유일하게 일하고 있다.
현지 통신사인 카마프레스에 따르면 아프간 식품 가격은 지난 3개월 동안 약 두 배 폭증했다. 이전에는 약 1400아프가니인 밀가루 한 자루가 이제는 2800아프가니 이상으로 책정됐다. 카불의 한 식료품 매장 주인은 “사람들이 비싸진 식품을 살 돈이 없어서 오히려 매출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아프간 관리들은 현재 기아 위기를 서구 탓으로 돌리고 있다. 압둘 라티프 나자리 경제부 차관은 “식품 인플레이션 문제는 서구권이 자산을 동결하고 제재를 가하고 있어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