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 제작 총괄, 윤기혁 브이에이코퍼레이션 IP기획팀 차장 인터뷰
반디, 경기도 홍보대사…"저희 손 떠나 딥러닝 통해 스스로 성장하길"
“쏟아지는 가상 인간 속에 눈에 띄는 다른 가상 인간을 만들고자 늘 고민하고 있다. 일단 외모적으로는 수수하게 제작했다. 반짝하고 사라질 게 아니라, 몇 년 후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말이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에서 가상 인간 ‘반디’ 제작 총괄을 맡은 윤기혁 차장은 이렇게 말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올해 가상인간 반디를 처음 선보였다. 반디(Van:D)라는 이름은 Virtual And, Digital에 웃는 이모티콘 :D를 표현한 것으로 ‘반딧불이처럼 세상을 밝힌다’는 뜻이다. 반디는 올해 1월 가상 인간 최초로 경기도청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윤기혁 차장은 버추얼 휴먼 비즈니스 사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버추얼 휴먼이 서비스될 수 있는 B2B 혹은 B2C 서비스영역을 찾아 기획한 뒤, 그에 따라 엔지니어들과 제작 파이프라인을 설계한다.
반디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얼굴 합성 방식 대신 전신을 3D로 구현한다는 점이다. 윤 차장은 “지금도 R&D 중이지만,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는 형태의 가상 인간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3D로 구현해 불쾌한 골짜기를 넘어 진짜 사람 같은 고퀄리티의 가상 인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구현 기술은 단순합성 형식의 가상 인간 제작과 렌더링을 통한 VFX 제작보다도 더 어려운 기술력이 필요하다. 가상 인간이 윙크하면 피부 살결 하나까지 실시간으로 움직여야 하니,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다.
“어떻게 진짜같이 보일까 항상 고민한다. 지금 나와 있는 실시간 엔진을 썼을 때는 한계치가 존재한다. 연출로도 할 수 있겠지만, 기술이 동반돼야 해소가 되는 부분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R&D를 꾸준히 하고 있다”
이미 콘텐츠 분야에서는 버추얼 프로덕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버추얼 프로덕션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이다. 연기자 및 대규모 세트도 필요없어 제작 환경의 효율도 높아진다. 현실카메라로 시도할 수 없는 구도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윤 차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버추얼 프로덕션의 게임 엔진으로 영화를 만들 거라 생각을 못 했는데, 지금은 가능하다”면서 “매년 새로운 기술이 나오니 현재 기술의 한계도 곧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관련 산업이 성장하면서, 3D 모델러 및 엔지니어 등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윤 차장은 버추얼 프로덕션 영역에서 일하고 싶다면,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넓은 사고’를 필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그 역시 파리미술대학에서 멀티미디어 석사 공부를 하며, 다양한 매체를 조합해 예술 작품을 만든 경험이 실무에서 도움이 됐다고 한다.
윤 차장은 “제가 팀원들한테 항상 이야기하는 건 ‘넓게 들여다봤으면 좋겠다’이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넓게 고민하면서 사고가 닫히지 않고, 시장과 기술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의 목표는 AI(인공지능)을 결합해 가상인간 스스로 실시간 구동 및 제어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윤 차장은 “셀럽이라기보다는 누구나 편하게 찾았을 때 나타날 수 있는 AI가 탑재된 휴먼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언젠가 반디가 저희 손을 떠나서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선택하고 자라길 꿈꾼다. 반디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동하면서, 그 모습은 조금씩 다를지언정 반디의 AI는 하나가 되어, ‘누가 봐도 반디구나’ 할 수 있는 모습으로 성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