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연구진은 전날 누리호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발사장으로 이송해 발사대에 기립·설치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최대 변수로 꼽혔던 기상상황도 긍정적입니다. 이제, 우주를 향해 날아오를 일만 남았습니다.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21일 1차 발사에서 아쉽게 절반의 성공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목표 고도에 도달하는 건 성공했지만, 3단부 엔진이 조기 연소되며 위성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최종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2차 발사는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보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하는데요. 1차 발사 때와는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요?
대학 학생팀이 만든 큐브위성 4기와 위성제조업체인 AP 위성이 제작한 성능검증위성 1기 등 총 5기의 실제 위성이 탑재되는데요. 성능검증위성은 누리호의 운송 능력을 확인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이 성능검증위성 내부에 4개의 큐브위성이 들어있는 모습입니다.
성능검증위성은 궤도에 오른 지 만 7일째 되는 날부터 4대의 큐브위성을 사출(분리)하기 시작합니다. 큐브위성은 간단한 임무를 수행하는 초소형 위성인데요. 임무수명은 6개월~1년 정도로 지구대기관측 GPS RO(Radio Occultation) 데이터 수집, 미세먼지 모니터링, 초분광 카메라 지구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성능검증위성은 7월부터 국내에서 개발한 우주 핵심기술이 담긴 기기를 실제 우주 환경에서 검증하는 작업을 수행하는데요. 온도 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열전지(ETG), 자세 제어용 구동기(CMG, 제어모멘트자이로), 성능검증위성에 명령을 전송하는 S-band 안테나(SHA) 등을 검증합니다. 성능검증위성의 수명은 2년입니다.
1차 발사 당시에는 산화제탱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누리호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데요. 액체 연료에는 불을 붙게 하는 산화제가 필요합니다. 산화제탱크 안에는 탱크 내부의 압력을 조절하는 고압헬륨탱크가 들어있습니다. 당시 이 헬륨탱크를 붙잡아 두는 지지대가 풀리면서 산화제탱크에 균열을 일으켰고, 산화제가 새면서 엔진이 예상보다 일찍 꺼진 겁니다.
항우연은 조사 결과를 반영해 문제가 됐던 3단 산화제탱크의 이탈 문제를 개선했습니다. 산화제탱크를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고, 탱크의 뚜껑 격인 맨홀 덮개도 개선했습니다. 이로 인해 무게가 9㎏ 늘었지만, 항우연은 발사체 설계 마진에 포함돼 있어 발사 성능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바뀐 것은 하나 더 있습니다. 15일 항우연은 1단부 산화제 탱크의 밸류 센서에서 계측기 신호의 오류를 확인했는데요. 이에 따라 발사일이 16일에서 21일로 미뤄지기도 했습니다. 항우연은 센서의 단순 오류를 확인하고, 3차 발사가 예정된 누리호의 부품으로 대체해 점검까지 완료했습니다.
앞서 1차 발사 시간도 애초 오후 4시로 결정됐었는데요. 당일 누리호와 연결된 밸브 이상신호로 인해 직접 인력을 투입하는 확인 작업에 들어가면서 1시간 지연된 오후 5시에 발사됐습니다. 2차 발사 시간은 1차 발사에 비해 1시간 당겨지는 셈입니다.
발사 시각 확정 후 본격적인 발사 준비에 돌입합니다. △발사 1시간 20분 전(예상시각: 오후 2시 40분) 연료탱크 충전 완료 △발사 1시간 전(오후 3시) 발사체 기립장치 철수 시작 △발사 시각 50분 전(오후 3시 10분) 산화제탱크 충전 완료 및 보충충전 진행 △발사 시각 30분 전(오후 3시 30분) 발사체 기립장치 철수 완료 등이 이뤄집니다.
발사 목표 시각 10분 전(오후 3시 50분)부터는 미리 프로그램된 발사자동운용 프로그램(PLO)이 가동되며 발사 카운트다운에 들어갑니다. PLO는 한번 가동되면 수동으로 멈출 수 없으며, 시스템에 문제가 포착되면 발사 절차가 자동으로 중단됩니다.
발사 성공 여부는 발사 후 1시간 10분쯤이 지나면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누리호 발사에 성공한다면 한국은 독자적 우주발사체 개발 능력을 보유한 세계 7번째 국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