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나도 코인재산 거의 잃어...실패와 사기는 달라”

입력 2022-06-2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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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와의 인터뷰에서 사기꾼이라는 비판에 선 그어
“업계 저명인사들도 UST 미래에 대한 믿음 공유했어”
신변 위협 우려로 소재 밝히지 않아

▲루나·UST 폭락 사태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합성 이미지. 연합뉴스

최근 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 폭락사태의 시발점인 된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와 자매코인 '루나'의 개발자 권도형(30) 테라폼랩스 대표가 이번 폭락으로 자신도 코인 재산을 거의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실패를 시인하면서도 “사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권 대표는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루나 가격이 100달러까지 올랐던 올해 초까지만 해도 평가액 기준으로 억만장자가 됐을 것이란 관측과 관련해 “(아마도 그렇겠지만) 실제로 세어본 적은 없다”면서 “그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상당히 검소하게 산다”고 말했다.

UST는 1개당 가격이 1달러에 가치가 고정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이었으나 현재 1페니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UST 붕괴로 자매 코인이자 UST를 뒷받침했던 루나 역시 99% 넘게 가치가 증발했다. 이른바 ‘루나 사태’의 여파는 컸다. UST 예금에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앵커 프로토콜에 투자한 사람들은 물론 전 세계 수많은 투자자가 총 400억 달러(약 52조 원)가량의 손실을 봤다.

권 대표는 이후 ‘루나 2.0’ 코인을 내놓으며 재기에 나섰지만, 이 코인 역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달 28일 18.87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던 루나 2.0은 최근 1.9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일부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서는 권 대표가 정교하게 사기를 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완비트코인의 코리 클립스텐 최고경영자(CEO)는 “이 사람이 어떻게 트윗을 했는지,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말했는지 등을 보면 그가 사기꾼인 것이 분명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사기라는 비판에 대해 “나는 UST의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베팅하고, 발언했다”면서 “이 베팅에서 졌지만, 내 행동은 말과 100% 부합했다. 실패와 사기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업계 저명인사들도 UST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UST 폭락 이후 국내·외 투자자들은 권 대표를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한국 검찰은 권 대표의 사기와 탈세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테라의 마케팅 과정에서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테라폼랩스 측은 루나 폭락 사태 당시 가격 방어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30억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을 모두 팔았다고 밝혔는데, 현재 그 행방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그러나 그는 “이전보다 더 강력하게 재건하기 위한 우리의 능력에 매우 자신이 있다”고 강변했다.

테라 폭락 사태 이후 신변 위협 우려 등으로 권 대표의 소재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는 그동안 언론과 거의 접촉하지 않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만 입장을 밝혀오다 이번에 WSJ와 인터뷰했다. WSJ는 권 대표와 어떠한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권 대표는 “최근의 일들로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영향을 받은 모든 가족이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권 대표는 지난해 트위터에서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가상자산 회의론자인 프랜시스 코폴라가 테라의 실패 가능성을 지적하자 “나는 가난한 사람과 토론하지 않는다”고 답변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내가 과거에 했던 일부 발언들에 대해 후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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