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PO 시장 급감속…상반기 30% 감소, 리먼 쇼크 이후 최악

입력 2022-06-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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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상장사 조달액 80% 넘게 감소
우크라 전쟁·엔저 등 악재 겹치면서 투자심리 위축
해외 IPO 시장도 상황 마찬가지...IPO 건수 40% ‘뚝’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2020년 12월 30일(현지시간) 마지막 거래일을 기념하기 위해 마감 종을 울리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일본 기업공개(IPO)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침체를 보이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의 올해 상반기 IPO 건수는 37건(23일 기준)으로 전년 동기(53건) 대비 약 3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63% 감소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해까지 시장을 견인했던 정보·통신 분야의 침체가 일본 전체 IPO 위축으로 이어졌다. 이 분야는 지난해 전체 IPO 시장의 40%를 차지했으나 올해 27%에 그쳤다.

IPO 건수만 줄어든 것이 아니다.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신규 상장한 25개사가 조달한 자금은 총 117억 엔(약 11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넘게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매년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추이. 선 그래프는 IPO 건수. 막대 그래프는 IPO 증감률 단위 건·%. ※2022년은 전망치.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국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글로벌 머니가 미국 안전자산으로 유턴한 것도 기업 상장을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자 IPO를 연기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 예정이었으나 연기한 기업이 총 7개사로 전년(2개사) 대비 3배가 늘었다.

노무라증권의 마쓰시타 고우시 차장은 “일본 기업 중 IPO를 원하는 기업 자체는 여전히 많지만, 미국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위기 외에도 엔저 현상과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면서 “지난해 125개 정도였지만 올해 연간 90~100개사 정도가 상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IPO 시장 침체는 일본뿐만이 아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 세계에서 IPO에 나선 기업은 약 490개사(중복상장 등은 제외)로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상장사들이 조달한 자금은 전년보다 58% 급감한 7조5000억 엔이었다. IPO 건수와 조달금액 모두 2009년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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