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업계, 해외사업 부진에 속은 타지만…"성장 기회"

입력 2022-06-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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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탈업계, 국내시장 포화에 줄줄이 글로벌 진출
코웨이, 말레이시아·미국 빼면 실적 저조
쿠쿠홈시스, SK매직, 청호나이스도 미미
해외시장, 렌탈 이해도 및 필요성 인식 아직 낮아
렌탈 시스템 위한 인력 구성 및 교육 등 오랜 시간 필요

국내 렌탈업계의 해외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한계로 글로벌 시장 진출이 불가피하지만 렌탈업계 요충지인 말레이시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장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웨이의 해외법인 중 말레이시와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법인이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 작년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중국이 2억 원, 태국과 인도네시아가가 18억 원, 베트남이 15억 원 수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현재 코웨이의 해외 사업은 말레이시아가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해외법인의 연매출(1조2151억 원) 중 말레이시아에서 벌어들인 매출액은 9801억 원으로 80.6%를 차지한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에서 국민 기업으로 불릴 정도로 사업이 안착했다. 2006년 법인 설립 이후 이듬해 4000 계정, 2017년 68만 계정을 기록한 뒤 2018년 100만 계정을 돌파할 만큼 파죽지세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해외 계정수는 총 258만으로 대부분이 말레이시아에서 나왔다. 2007년 말레이시아에서 처음으로 렌탈 서비스를 도입하고, 2010년 정수기업계에서 첫 할랄 인증을 받는 등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코웨이가 말레이시아 렌탈 시장의 기반을 사실상 닦아놨다고 보고 있다.

다른 해외법인들도 매년 매출 확대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미국 법인의 매출은 2020년 1524억 원에서 지난해 1696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태국이 289억→487억 원, 중국 20억→26억 원, 인도네시아가 41억→101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2020년 설립돼 2021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31억 원을 벌어들였다. 회사 측은 중국은 판매 채널 구축, 태국은 공기청정기 판매 증가가 매출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렌탈업체 역시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렌탈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손실이다. 외형이 확대되는 동안 손실도 덩달아 늘고 있다. 같은 기간 해외 법인들의 손실(당기순손실) 규모를 보면 인도네시아 56억→88억 원, 중국 1억→10억 원, 태국 14억→167억 원, 베트남 5억→52억 원 등으로 늘었다. 미국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133억 원에서 절반 수준인 50억 원으로 감소했다.

쿠쿠홈시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2933억 원의 매출과 51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선 손실을 봤다. 싱가포르에선 16억 원을 벌어들였지만 순손실이 7억 원에 육박한다. 인도는 매출 45억 원에 손실 9억 원, 인도네시아는 8억 원에 손실 5억 원대를 기록했다. 청호나이스 역시 2017년에 진출한 베트남, 2018년 가동을 시작한 말레이시아 모두 지난해 각각 1억6500만 원, 6억6900만 원 규모의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SK매직도 2019년 진출한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법인이 아직 의미있는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렌탈에 대한 낯선 인식, 예상 만큼 성장하지 않는 경제력, 정착하지 못한 렌탈 시스템 인력 구성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해외 법인들의 계속된 적자에 속이 타들어가지만 업계는 이 기간을 사실상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기간으로 보는 인식이 강하다. 렌탈업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의 경우 후발업체들이 시장을 먼저 개척한 기업의 후광효과에 빨리 안착한 측면이 있다”면서 “수치화하기 어렵지만 렌탈업계가 한 지역에서 정착하려면 적어도 5~8년 이상 걸린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제품 및 렌탈 시스템에 대한 이해, 금융인프라, 경제 성장 여건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렌탈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선 영업·관리 인력 구성과 교육이 핵심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코웨이의 경우 미국과 말레이시아, 태국을 제외하면 대부분 신규 시장이다. 다른 업체들 역시 뒤늦게 발을 들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렌탈업계가 해외 법인 실적을 정상궤도에 올리기까지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시장에 정착하기까지 렌탈 시스템에 대한 인식 확대와 온라인 판매 같은 시판과 방판의 병행, 현지에 맞는 핀셋 전략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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