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약세가 이어지면서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년 7개월 만에 17조 원대로 감소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날 기준 17조7156억 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9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감소해 2020년 11월 30일(17조9401억 원) 이후 1년 7개월 만에 17조원 대로 떨어졌다. 또한 2020년 11월 24일(17조6738억 원)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하고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후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이때 증권사들은 융자 사용기간에 따라 이자율을 차등 적용한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으로 잔고는 줄어든다. 주가가 하락해 신용거래 담보금 유지 비율이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반대매매로 잔고가 강제 청산된다.
팬데믹 랠리로 증시가 호황을 이루던 2021년 9월 13일(25조6540억 원)에는 신용거래융자가 치솟았다. 빚을 내서라도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이달 들어 증시가 약세를 면하지 못하자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가파르게 감소했다. 특히 지난 14~15일에는 21조6085억 원→21조1442억 원으로 급감했다. 지난달 말 21조5646억 원이던 잔고는 6월 들어서만 4조 원 가까이 줄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도 높은 수준이다. 6월 들어 하루 평균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212억 원 수준으로, 지난 5월(165억 원) 대비 28%가량 늘었다.
특히 지난 15일 기준 반대매매금액은 316억 원,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3.1%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출회로 시작된 국내 수급의 디레버리징 충격은 정점에 근접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주(6월 20~24일) 반대매매, 개인투자자들의 디레버리징의 시장 영향력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강했던 한편, 외국인 단기 매도 강도(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5일 누적 순매수 비율) 또한 지난해 6월 이후 저점권에서 반등 시도 중"이라며 "원화의 일방적인 약세가 진정된다면 외국인 수급 개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