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국내 투자를 요청했다. 이에 화답하듯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는 올 가을 방한 의사를 밝혔다.
용산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전 루터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어 “ASML과 같은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의 한국 내 투자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장비 공급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루터 총리의 즉답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 가을 방한과 내년 국빈방문 초청 의사를 윤 대통령에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모두 수락했다.
루터 총리가 방한해 윤 대통령과 재회할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앞서 요청했던 ASML의 안정적인 반도체 장비 공급이 구체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 중 루터 총리를 만나 ASML의 안정적 장비 공급을 요청했고, 지난 18일 귀국길에서는 ASML을 언급하며 “차세대·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느낀 게 제일 중요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ASML 본사를 찾아 내년 이후 출시 예정인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를 포함한 EUV 노광장비 도입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만이 유일하게 생산하는 EUV 노광장비는 반도체 원판인 실리콘 웨이퍼에 7나노미터 이하 미세회로를 새길 수 있게 하는 장비로, 대만 TSMC와 경쟁 중인 3나노 이하 공정 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삼성전자는 4조 원 이상을 들여 올해 생산 예정인 EUV 55대 가운데 18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