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이선호 직접 브랜드 키워…투자·마케팅·차별화·현지화 효과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가 전무후무한 실적을 달성했다. 2013년 제품 출시 후 10년도 되지 않아 누적 매출 5조 원을 돌파했다. 기존 제품과 차별화, 적극적인 마케팅, 철저한 현지화 전략 등이 큰 효과를 봤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상무) 등 오너가의 관심도 비비고 매출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4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비비고 만두는 현재까지 누적 매출액 5조 원을 훌쩍 넘었다. 2013년 첫 선을 보인 이후 10년도 되지 않아 이룬 성과다.
비비고 만두는 출시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7년에는 5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더니, 2020년에는 연간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매출 5조 원은 주요 식품 업체들의 연간 매출액보다 높다. 연간 매출액 5조 원 이상을 기록하는 식품 업체는 CJ제일제당(작년 15조7444억 원, 대한통운 제외)이 유일하다. 제품별로 살펴봤을 때도 비비고 만두의 성과는 놀랍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1974년 출시 이후 누적 매출액 5조 원을 달성하기까지 4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비비고 만두가 짧은 기간에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출시 당시 국내에서는 해태 고향만두가 시장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해외에서는 링링으로 대표되는 중국 만두가 인기를 누렸다.
CJ제일제당의 선택은 차별화 전략이었다. 우선 고기와 야채를 갈지 않고 칼로 써는 공정을 도입해 육즙을 살렸다. 만두도 건강식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전하기 위해 야채 함량은 높였다. 또한 비비고 만두는 쫄깃한 맛을 살리고자 얇은 만두피를 썼다.
인수합병 투자와 현지화도 한 몫했다.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자 미국 냉동식품 업체 슈완스와 카히키, 일본 교자계획을 잇달아 인수했다. 현지인 입맛을 고려한 제품도 선보였다. 닭고기와 고수를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비비고 치킨&고수만두’가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은 마케팅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2010년대 초 강남스타일로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오른 싸이를 모델로 기용했다. 비비고가 한식을 대표하는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적극적인 투자로 비비고 만두는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45.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풀무원(13.6%), 3위 해태(12.3%)를 30%포인트 이상 차이로 따돌렸다.
미국에서는 2016년에 25년간 1위 자리를 지켰던 중국 링링을 누르고 처음 선두에 올랐다. 현재 CJ제일제당의 미국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은 40%를 넘는다. 일본,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도 비비고 만두 인지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비비고가 현재의 명성을 얻기까지는 이재현 회장의 힘도 컸다. 이 회장은 오래전부터 한식의 세계화에 공을 들였다. 햇반, 비비고 등 가정간편식 사업을 키우고자 투입한 자금만 1000억 원이 넘는다.
비비고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를 전 세계에 지속해서 알리고 있다. 선봉에 이선호 경영리더가 있다. 그는 지난해 비비고와 미국 NBA 농구단 LA 레이커스의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성사시키기 위해 직접 미국 캘리포니아로 갔다. 그 결과 비비고는 LA레이커스와 5년간 1억 달러(약 1300억 원) 상당의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으로 LA레이커스는 작년 시즌부터 유니폼 상단에 비비고 로고를 달게 됐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K-콘텐츠와 연계된 활동도 강화한다. 비비고는 최근 SBS 월화드라마 사내맞선과 tvN 예능 프로그램 어쩌다사장2 제작을 지원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