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차별화와 경기 하강 위험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가운데, 당분간 이 같은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6일 “달러화 강세가 심화하는 이유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차별화와 달러화의 경기 역행적 성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립금리 이상의 금리 인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달부터 금리 인상에 착수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행은 현행 통화정책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이 연구원은 “주요국 간 통화정책 스탠스의 차이는 미국과 독일, 미국과 일본의 2년물 국채 금리 차를 확대해 거의 10년 만에 금리 차 확대에 따른 달러화의 나 홀로 강세를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화는 경기가 개선되고 경제 주체들이 위험을 감수할 때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지만, 경기가 둔화하거나 침체 위험이 부상할 경우 강세를 띤다”며 “지난해 하반기 델타 변이, 공급망 충격 심화에 이어 연준 긴축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경제 전망의 하향 속도가 빨라졌다”고 짚었다.
최근 유로존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상승)과 미국의 리세션(경기 침체) 진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는 더욱 강세를 띠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ECB의 금리 인상만으로는 달러 강세 압력을 덜어내기 쉽지 않다. 유로존의 분절화 우려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제조업 비중 높은 국가들의 취약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전환하지 않는 이상 경기 하강 우려에서 유발되는 강달러 압력도 단기간 내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원ㆍ달러 환율도 당분간 상단을 열어 놓고 제반 불확실성 해소 여부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