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1시 30분께 일본 나라현 나라시의 한 역 근처 거리에서 유권자를 향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연설을 시작하자 두 차례 총성이 울려 퍼졌다. 두 번째 총성과 함께 아베 전 총리는 쓰러졌고, 이 장면은 영상을 통해 생생히 전달됐다. 범인은 현장에서 체포됐는데 전직 해상자위대원인 야마가미 데쓰야(41) 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가미 데쓰야가 사용한 총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져지 않았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현지 언론은 총격범이 산탄총을 사용했다고 보도했지만 오후 들어 경찰은 해당 총기가 산탄총이 아니라고 정정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총기 소지가 불법으로 일반인이 총기를 구하기 쉽지 않다. 권총은 아예 판매가 금지됐으며, 엽총과 공기총은 일부 허용되나 소지까지는 절차가 길고 복잡하다. 일단 경찰서에서 총기 소유 및 취급에 대한 강의를 듣고 필기시험에서 통과해야 한다. 또 총기에 따라 사격 훈련도 거쳐야 한다. 이때 평가를 통해 무려 95%의 명중률을 보여야 한다.
여기에 정신질환 여부 검사와 약물 검사, 까다로운 신원 조회를 통해 범죄 경력이나 채무, 조직범죄와의 연계 여부도 조사받아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절차로 인해 일본의 총기 보유율은 매우 낮고, 총기 사고율도 높지 않다. 실제 2018년 미국에서 3만9740명이 총기로 인해 숨진 사고가 발생하는 동안 일본에서는 단 9명의 총기 사상자만 나왔을 뿐이다.
그럼에도 총기 습격으로 아베 전 총리가 총기 사고로 사망하면서 충격을 던져줬다. 현재 범인이 사용한 총기는 ‘사제 제작된 개조 총’으로 추측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3D 프린터를 통해 총기를 제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3D 데이터 활용협회 회장 소마 타츠야는 “3m라는 총격 거리와 짧은 사격 시간으로 볼 때 산탄 개조 총을 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3D 프린터로 소총도 만들 수 있지만, 조준할 시간이 없거나 조준 능력이 없으면 산탄총이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탄약은 3D 프린터로 정교하게 만들어도 자체 치사율이 없다”며 “(3D 프린터로 제작한 것이라면) 탄약의 출처가 진짜 논쟁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무기 전문가들은 산탄총의 한 종류인 ‘소드 오브 샷건’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