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국어 문제를 유출해 징역 10개월을 받은 국어 강사 이모 씨가 과거 계약을 맺은 현현교육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현현교육은 인터넷 강의 사이트 스카이에듀를 운영하는 회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18부(재판장 박준민 부장판사)는 12일 현현교육이 이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변론기일에는 스카이에듀 전 대표 A 씨가 증인으로 참석해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현현교육은 이모 씨가 전속계약을 위반해 손해가 발생했다며 2020년 4월 2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수능 모의평가 국어문제를 유출해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이모 씨는 출소 후 현현교육과 이견이 생겨 스카이에듀에 강의를 올리지 못했다. 결국 다른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 자신의 강의를 올렸고, 현현교육은 강의를 독점으로 제공한다는 규정을 어겼다며 2018년 '강의서비스 등 제공금지 가처분신청서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모 씨는 2000년경부터 약 15년간 수능 국어영역 1타 강사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노량진 학원에서 강의를 시작한 그는 메가스터디와 스카이에듀 등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유료 수강생만 100만 명이 넘고 국어영역 온라인 수강생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6년 6월 2일 치러진 수능 모의평가를 앞두고 국어 교사에게 출제 문제를 전해 들은 뒤 수강생들에게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이모 씨 구속 후 스카이에듀는 대규모 환불사태가 발생하며 환불액이 수백억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A 씨는 이모 씨가 2017년 5월 출소한 뒤 복귀를 위해 여러 제안을 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A 씨에 따르면 당시 현현교육은 이모 씨 복귀 후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비난과 학생ㆍ학부모의 부정적 여론을 우려해 스카이에듀 사이트에 강의를 출시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차선책으로 신규 사이트를 만들어 강의를 올리라고 제안했지만 이모 씨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는 "(이모 씨에게) 스카이에듀에 출시하는 게 불가능하다, 그러니 따로 사이트를 만들어서 공급해달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급한 계약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선생님을 설득했고 저희는 사이트를 새로 만들어 계약 기간을 채우게 하자는 결론을 냈다"고 덧붙였다.
스카이에듀에 강의를 올리지 못한 이모 씨는 신규 사이트 강의 출시를 받아들이지 않고 2019년께 스스로 별도 강의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모 씨는 현현교육에 계약을 해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큰 비용을 지출해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사이트 외에도 현현교육의 모회사 에스티유니타스가 운영하는 공무원 강의 사이트 '공단기'에 국어 강의도 제안했지만 협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모 씨는 현현교육에 강사료 교재 정산, 계약 기간, 강의 출시 지연으로 인한 손해배상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현현교육 측 법률대리인이 "피고가 무리한 주장을 하지 않았다면 런칭해 볼 수 있던 것이냐"고 물었다. A 씨는 "그렇다"고 답하며 "여러 제안을 했으나 정산 문제와 계약금 등 이견으로 우리 쪽으로 안 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