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확산하면서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는 150만 명을 돌파했다. 이번에 우세종으로 떠오른 BA.4와 BA.5 변이는 자연 감염이나 기존 백신으로 생성한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이 있어 변이를 막을 새로운 백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맺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을 변이 바이러스 대응 백신의 원액 기술을 이전하는 내용으로 변경 체결했다. 노바백스가 변이주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해당 기술을 이전받아 안동 L하우스에서 생산하게 된다.
이와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변이주 백신 원액을 프리필드시린지(사전충진형 주사기) 제형의 완제로 만들어 공급하는 395억 원(2980만 달러) 규모의 신규 CMO 계약도 체결했다. 하반기 생산 준비를 시작해 내년부터 L하우스에서 생산한 노바백스 백신에 적용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0년부터 노바백스와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노바백스의 합성항원 방식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의 기술이전 및 국내 독점 생산, 허가, 판매 권리를 갖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말까지로 계약된 뉴백소비드 원액의 CMO 계약을 연장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19일(현지시간) 뉴백소비드의 성인 대상 접종 승인을 받은 노바백스는 오미크론 변이와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를 겨냥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9월 오미크론 변이용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BA.4와 BA.5 변이 맞춤형 백신 연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노바백스 CMO 매출에 힘입어 9000억 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변이주 백신에 대해서도 노바백스와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다진 만큼 노바백스의 개발 속도에 따라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바백스 CMO 매출은 하반기 점차 증가하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된 매출원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mRNA백신 개발사 모더나의 변이용 백신은 이미 상용화 가시권에 들어왔다. 모더나는 다음 달부터 코로나19 오리지널 바이러스(우한주)와 오미크론 변이를 동시에 겨냥한 부스터샷용 2가 백신(mRNA1273.214)을 전 세계에 공급한다. 2가 백신은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BA.4와 BA.5에 대한 효능을 확인했으며, 스텔스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켄타우로스(BA.2.75)에 대한 효능도 살펴볼 계획이다.
모더나의 2가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는 대로 국내에도 공급된다. 손지영 모더나코리아 대표는 "며칠 내로 2가 백신의 (승인을 위한) 검토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기로 했다"면서 "식약처 일정에 따라 허가 나는 즉시 국내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모더나의 국내 CMO 파트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모더나와 완제의약품(DP) CMO 계약을 맺고 국내외에 모더나의 '스파이크박스'를 공급하고 있다. 손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CMO 협력이 공고하다"고 밝혀 2가 백신의 완제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월 mRNA 백신 원료의약품(DS) 생산 설비 증설도 완료, 완제에서 원액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증설된 설비는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에 대한 준비를 마쳐 상업생산 단계에 접어들면 GMP 승인 절차에 들어간다.
모더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요청을 받고 BA.4와 BA.5 변이에 대응할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그 전에 2가 백신을 전 세계에서 부스터샷으로 널리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BA.4와 BA.5 변이용 백신은 10월께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