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사라 김’ 체포 작전…“침대 옆에 장검이” 긴박했던 순간

입력 2022-07-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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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3대 마약왕’ 김모 씨가 국내로 강제 송환돼 구속기소 됐다. 사진은 검찰이 김 씨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해 호송하는 모습. (사진=인천지방검찰청 제공).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리던 마약 유통책 ‘사라 김(47)’이 17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검거된 가운데, 3년간 그를 추적해온 경찰이 검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전재형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 계장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에 국내로 마약을 많이 밀반입한 사람을 한 3명 정도 특정을 했다. 그중에 정점에 있는 사라 김 검거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전 계장은 “사실 베트남에 갔을 때 (김 씨를) 놓칠 뻔했다”고 말했다. 확실한 첩보를 갖고 베트남으로 향했으나 이미 이사를 가 빈집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도피 사범들은 언제 잡힐지 모른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게 습성화된 것 같다”며 “베트남 공안들이 다시 추적해서 있는 곳을 알아냈다”고 했다.

사라 김은 주로 베트남 내 인도네시아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지내며 경찰 수사망을 피해왔다. 전 계장은 “자신이 한국 사람이 아닌 것처럼 위장해서 검거를 회피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검거 당시에도 머리를 아주 노란 색으로 물들였고, (피부도) 굉장히 타서 검은색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청 검거지원팀이 16일 베트남 호찌민으로 파견돼 17일 ‘동남아 3대 마약왕’ 마지막 피의자를 체포한 후 주거지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경찰청 제공)
하지만 그는 검거 당일 베트남 호찌민 중심가에 있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로 이사했다. 검거 당시 영상을 보면 짐이 정리되지 않은 채 널브러진 모습이다. 계장이 사라 김 침대 옆에서 장검을 찾아내기도 했다. 전 계장은 “도피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불안해서 호신용 겸 위협용으로 갖고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계장에 따르면 김 씨는 수사관들이 들이닥치자 반항하지 않고 순순히 잡혔다고 한다. 당시 영상에도 김 씨는 소파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모습이다.

사라 김은 2020년 필리핀에서 검거돼 현재 수감 중인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로 불린 박 모(44)씨, 지난 4월 캄보디아에서 붙잡힌 탈북자 출신 최 모(35)씨와 함께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다. 사라 김은 박 씨와 최 씨에게도 마약을 공급하는 등 마약 밀수의 최상선 총책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박 씨는 필리핀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 등으로 검거돼 최근 장기 6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지에서 복역 중이다. 최 씨는 캄보디아에서 검거돼 올해 4월 국내로 송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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