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기간 30~60% 줄이는 신기술
삼성물산 '모듈러 주택팀' 신설
DL이앤씨, 관련특허 19건 출원
반도건설, 여주 PC공장 본격 가동
GS건설, 자회사 설립 PC 도전장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미래 건설기술 변화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국내 건설업계는 과거 재래식 철근 콘크리트 공법을 넘어선 신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신기술 개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모듈러 공법’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듈러 공법이란 주요 구조물 제작과 건축 마감 등 공정의 70~80% 이상을 공장에서 진행한 뒤 현장으로 옮겨와 조립하는 공법을 말한다. 과거 철근 콘크리트 공법대비 양생 작업 등의 단계가 필요 없어 공사 기간을 30~60%가량 단축할 수 있고, 인력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건축본부 산하에 모듈러 주택팀을 설치하고, 국내·외로 모듈러 주택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4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엔지니어링 기업 RSI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180억 원 규모의 모듈러 주택 계약을 체결했다. 6월에는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내 스마트건설지원센터 제2센터를 준공했다. 이 건물은 69개의 3차원 박스형 모듈로 지어졌다. 모듈을 현장으로 운반하고 설치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8일이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전남 구례, 부여 동남에 176가구 규모 모듈러 주택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DL이앤씨는 2016년부터 모듈러 건축 기술개발에 뛰어들면서 모듈러 구조, 외장, 마감 관련 특허만 19건을 출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월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인 ‘용인영덕 A2BL 경기행복주택’의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갔다. 기존 모듈러 주택은 6층 이하의 저층 규모로 한정됐지만, 중고층 모듈러 국가 R&D 연구단과 협력해 국내 최고층 주택을 짓게 됐다. 지난해 6월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발주한 서울 최고층(12층) 모듈러 주택사업인 ‘가리봉 구 시장부지 복합화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을 수주했다.
모듈러 공법과 함께 탈현장 건설(OSC) 공법으로 꼽히는 ‘PC(사전제작 콘크리트) 공법’ 개발 역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PC 공법은 기둥과 보, 벽체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내부 마감까지 공장에서 마무리하는 모듈러와 달리 골조 위주로만 완성한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6월 경기 여주 코어 PC 공장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할로우코어 슬래브(HCS)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HCS는 폭 1.2m, 길이 100~200m, 두께 100~500㎜ 규모의 바닥용 PC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물류센터, 경기장, 데이터센터, 지식산업센터, 반도체 공장 등에 공급된다.
GS건설은 2020년 자회사 지피씨(GPC)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PC시장에 뛰어들었다. 지피씨는 1분기 300억 원 규모를 수주했다. 앞서 올해 전체 1500억 원 수주를 목표로 세운 바 있다.
다만 여전히 이러한 국내 건설 신기술 육성은 유럽 등 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뒤처지는 만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건설시장에서 모듈러, PC 등 기술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할 수 있는 기업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며 “새로운 기업 육성을 위해서 명확한 공급 계획을 제시하고, 세제 혜택 및 기술개발 비용 융자 등 금융지원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