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교체ㆍ사업 목적 추가로 사업 다각화 가속화
스마트기기 액세서리 사업과 연관성은 의구심
스마트기기 액세서리 사업을 영위하는 에이치앤비디자인이 OTT 플랫폼 사업 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 주택건축 업체를 인수했다. 회사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전날 대한종건 주식 240만 주(지분 100%)를 2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대한종건은 주택건축과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인수를 위해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자기자본(467억 원)의 42.81%를 투자했다. 회사 측은 "사업 다각화 등 경영상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규모 투자가 이뤄진 것은 한강그룹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영향이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지난달 듀클래스한강조합을 대상으로 15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듀클래스한강조합엔 부동산 전문 디벨로퍼 한강그룹이 최대 출자자로 참여했다.
투자에 발맞춰 경영진 교체도 이뤄졌다.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이정옥, 이현웅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던 에이치앤비디자인은 김형수, 문원식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새롭게 사내이사로 선임된 김형수 대표는 부동산경제TV 방송국장 출신으로 현재 한강그룹 부의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또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임시 주총을 통해 △주택건설업 △부동산 분양업 △토지조성 사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며 한강그룹의 색이 입혀지고 있다.
문제는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에이치앤비디자인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이 회사는 스마트기기 액세서리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휴대용보조배터리, 충전기, 블루투스스피커 등 제품 매출은 1분기 기준 28억 원가량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32억 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시 말해 보조배터리, 충전기, 블루투스 램프 및 이어폰 등을 판매하는 업체가 주택건축 업체 인수에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지난달 듀클래스한강투자조합 대상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며 국내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을 겨냥한 콘텐츠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부진한 실적은 회사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 회사 매출은 2019년 218억 원에서 2020년 252억 원으로 늘었으나, 지난해 132억 원으로 급감했다.
영업손실 폭도 커지고 있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2019년 41억 원, 2020년 54억 원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엔 93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기준 ROE(-78.95%), EPS(-4152원), PER(-1.98배) 등 이른바 기업 펀더멘탈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