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 4만4728건
11년 만에 역대 최대…월세도 올라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박 모 씨는 신혼집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세로 집을 알아보고 있었지만,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금리에 대출 이자가 부담되기 때문이다. 차라리 월세를 내는 게 낫다고 판단했지만 2억 원이 넘는 보증금에 최소 40만 원인 월세를 부담할 자신이 없다.”
임대차법 시행 2년 동안 전셋값이 폭등하고 금리마저 치솟으면서 서민 주거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거래현황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의 아파트 월세(준월세·준전세 포함) 거래량은 4만472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만5004건)보다 27.8% 늘어난 규모로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최대치다.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의 비중은 51.6%에 달한다. 1월 45.6%였던 월세 거래 비중은 계속 증가하면서 4월 처음으로 절반(50.4%)을 넘겼다.
월세 부담도 크게 늘었다. 서울 세입자들이 부담한 월세는 2020년 상반기 평균 139만9000원에서 올해 상반기 171만8000원으로 22.8% 늘었다. 같은 기간 경기는 69만 원에서 88만1000원으로 27.7%, 인천은 62만5000원에서 84만3000원으로 34.9% 늘어나 경기·인천의 월세 증가 폭이 컸다.
이는 기준 금리 인상 영향으로 월세 이율보다 시중 전세대출 금리가 더 높아지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 수요가 증가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시중 전세자금대출 상단 금리는 최고 6%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조만간 대출금리 ‘7%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빠른 월세화에 대비해 정부가 월세 세액공제 비율을 확대하고 갱신만료 임차인의 전세대출 지원을 강화하는 금융대책을 통해 세입자 부담을 낮추려는 전략은 단기임대차 지원정책으로 적합하다”며 “올해 아파트 입주량이 많지 않아 수급이 불안한 지역은 국지적 불안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