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시장에서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왕좌 다툼’이 치열하다. 오비맥주는 카스를 앞세워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1등이라는 입장이지만 하이트진로는 식당, 바, 술집과 같은 유흥시장 내 소비가 미반영된 수치라고 반박하며 진로두꺼비를 앞세운 판촉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7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양사 간 시장점유율 경쟁이 뜨겁다. 최근 오비맥주는 닐슨코리아 통계를 인용하며 올 상반기(1~6월) 맥주 가정용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닐슨코리아 집계기준 올 상반기 가정용 오비맥주는 판매량 기준 점유율 53.6%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2.6%) 대비 1%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가장 잘 팔린 히트상품은 ‘카스 프레시’다. 이는 전체 브랜드 순위에서 41.1% 점유율을 기록했다. 코로나 여파로 홈술족이 늘면서 전 채널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오비맥주에 따르면 ‘카스 프레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1%포인트 점유율이 늘며 편의점, 할인점, 대형마트, 개인슈퍼 등지에서 판매량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닐슨코리아 자료는 ‘반쪽짜리’ 통계라는 지적이 상당하다. 가정용 못지않게 큰 시장인 유흥용 시장 통계를 종합해 1위를 산출해야 하는데 정작 유흥 소비를 잡아내지 못한 탓이다. 오비맥주가 닐슨 통계를 인용하며 ‘가정용 시장’에 한정해 1등을 차지할 수 있는 이유다.
과거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주류산업협회 주도로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를 비롯한 각사별 출고량은 물론 카테고리별 시장 점유율까지 공표했다. 하지만 과당 경쟁방지 등의 이유로 폐지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올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오프라인 소비가 급격히 늘면서 ‘테슬라’, ‘진토닉’을 비롯한 하이트진로의 위세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특히 강남, 홍대처럼 유흥이 발달한 상권에서는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압도적으로 잘 팔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 ‘테라’의 올해 7월 유흥시장 판매현황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2% 늘었다.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역시 전년대비 9.5% 늘어난 6194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7% 가량 증가한 54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유흥 보복소비’ 효과 기대감이 크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리오프닝 효과를 잇기 위해 굿즈를 앞세운 판촉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 선보인 병따개 ‘스푸너’ 물량을 기존대비 3배 이상 늘렸고, 와디즈와 협업을 통해 ‘진로 두꺼비 냉장고’, ‘진로 소주 디스펜서’ 등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유흥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리오프닝 관련 보복소비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유흥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테라를 중심으로 맥주 점유율을 확대하고, 참이슬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지방에서 소주 점유율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