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고양이 연쇄 살해범, 학대 채널 개설한 이유…잔혹한 범죄 사람으로 이어질 가능성

입력 2022-08-07 01:02수정 2022-08-07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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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고양이 연쇄 살해 범죄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최근 초등학교 인근 고양이 급식소에 고양이 사체를 매달아 놓은 김두표(가명)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지난 2020년 3월 포항의 H 대학교에서는 6m 높이의 나무에 고양이 사체가 매달려 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체는 학생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매달려 있었지만 CCTV 어디에서도 범인의 모습을 볼 순 없었다.

학교에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된 건 이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2019년에는 다리가 잘린 고양이들이 연속적으로 목격됐고 고양이의 몸에서 억지로 꺼내진 태아가 교문 앞에 전시되어 있기도 했다.

그런 엽기적인 행각에도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고양이 살해는 포항 시내로까지 번졌다. 당시 모든 범행 장소에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는데 고양이를 챙기는 캣맘들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었다.

이를 끝으로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고양이 살해는 지난해 12월 발생한 사건으로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 방법이 매우 잔인했기 때문. 범인은 고양이 교수형에 만족하지 못하고 직접 만든 십자가에 고양이를 못 박아 H 대학교에 전시했다.

영영 오리무중일 것 같았던 범인의 실체는 지난 6월 20일 포항의 초등학교 앞에서 드러났다. 당시에도 길고양이 급식소에는 새끼 고양이가 교수형을 당했었고, 마찬가지로 CCTV에서는 어떠한 흔적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범인도 블랙박스를 피하지 못했다.

경찰은 한 차량의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을 토대로 8일 뒤 범인 김두표를 체포했다. 모두 H대 학생일 거라고 예상했던 그는 31세의 전혀 상관없는 남성이었다. 그의 소지품에서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노끈과 데스노트가 발견됐다.

김두표는 데스노트에 적힌 기록을 통해 자신의 범행들을 시인했으나 구체적인 살해 방식과 살해 장소 등은 밝히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그의 작업장 등을 끝내 확인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표창원 교수는 “이 사건은 계획적이다. 순간적인 감정으로 일어난 게 아니다.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고 행동한 건 전혀 다른 범죄행각”이라고 그 위험성을 강조했다.

김두표를 아는 지인은 “배달 일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음식값을 물어줘야 할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업주에게 따졌고 나중에는 헬멧으로 업주를 때리고 다신 못 봤다”라며 “오토바이 번호판을 달라고 해도 절대 안 달았다. 자기 세계가 확실한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박지선 교수는 “고양이에 대한 공격성만큼 사람에 대한 공격성도 있다. 사체 전시가 그걸 보고 혐오스러워할 사람에 대한 공격성으로 볼 수 있다. 사람의 공격성을 고양이를 통해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기에 위험하다”라며 “범인의 시그니처는 경고문이다. 처단자로서 본인이 누군가에게 벌을 주고 있다고 과도한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 행동의 합법성, 범죄행위가 아닌 것에 대한 자격. 그런 타이틀을 부여하고자 하는 특성이 계속 관찰된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길고양이를 돌보는 학생들과 캣맘을 겨냥한 경고문에 대해서는 “정작 나는 도움을 못 받는데 동물이 돌봄을 받는 것에 대해 김씨는 억울해하고 분노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또한 지난 2020년 유튜브에 개설된 동물 학대 채널을 추적한 결과 개설자가 김두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채널에는 고양이를 물고문하고 올무로 목을 조르는 영상이 다수 업로드되어 있었으며 그가 시그니처로 사용하던 경고문과 같은 내용의 글들이 다수 존재해 있었다.

이 채널은 김두표가 언론발표로 범행을 더이상 저지르지 못하던 시점에 개설된 것으로, 표창원 전문가는 “검거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전시용 범죄는 중단했다. 하지만 범행을 중단하고 싶지는 않고, 그게 유일한 삶의 낙이고 심리적인 생존의 증거라 느낄 수 있다”라며 “그는 이상심리의 수유자고 이상 성격의 소유자다. 이에 충족되지 못하면 견디기 힘든 특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두표의 어머니는 “나도 우리 아들 이해가 안 된다. 우리하고 대화도 잘 않니 내가 괴물을 키웠나 싶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우리 아들 문제 있는 거 맞다. 하지만 문제없는 사람이 어디 있냐”라며 “남편이 생활비를 안주고 나도 일을 할 수도 없어서 겨우 연명하듯 살았다. 애들 돌봐준 새가 없었다. 그래도 잘 적응했다고 착각했다. 얌전하게 잘 지냈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김두표는 군 입대 후 한 달 만에 우울증으로 의가사제대를 하고 배달 어플 사장을 폭행한 뒤엔 집 나갔다. 이후 2019년 새 보호를 위해 합법적으로 고양이 사냥이 가능한 호주로 떠났다. 당시 김두표가 적은 난민 비자 신청문도 발견됐다.

신청문에서 김두표는 “한국에서 2017년부터 고양이 먹이 불법 먹이 투기가 이어지고 있다. 나는 이에 맞서 먹이 그릇을 수거하고 야생 고양이를 포획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혐의가 없다고 판결 났다. 이건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다. 이러한 이유로 본 국가에 망명 신청을 한다”라고 적었다.

박지선 교수는 이 신청문이 경고문보다 더 위험하다고 봤다. 박 교수는 “고양이로 인해 나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피해를 보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위협받고 음해 받고 핍박받고 있다. 이런 식의 표현은 한국의 누구나를 공격해도 나의 공격성은 정당하다. 내가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김두표는 고양이 10마리를 학대한 혐의와 오토바이 번호판 달지 않은 것으로 기소됐다. 유튜브 계정 등은 여죄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동물 학대에 대한 형량은 최대 3년, 초범일 경우 집행유예 판결을 받을 수도 있다.

표창원 전문가는 “가장 걱정스러운 건 무관심이다. 경찰도 검찰도 법원도 교정본부도 기계적으로 형을 내릴 거다. 그러다 보면 재범 가능성은 100% 그 이상이 된다”라며 “고양이를 살해할 때 보였던 치밀함과 계획을 한 단계 더 진화시켜 사람에 대한 강력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봐야 한다”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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