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공장 짓는 인텔·삼성 등 수혜 예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중국을 견제하고 첨단 제조업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한 지원책을 담은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서명했다. 이로써 지난달 미국 의회를 통과한 법은 이날 정식으로 발효했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한 세대에 한 번 나올만한 미국에 대한 투자"라면서 "미국에서 미래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법안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과 기술적 우위 유지를 위해 향후 5년간 총 2800억 달러(약 366조 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서 제조할 수 있도록 지원해 늘어나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견제하고 상품 비용을 낮추며 미국의 해외 의존도를 낮춰 공급망 혼란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선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시설 건립 지원 390억 달러, 연구 및 인력 개발 110억 달러, 국방 관련 반도체 제조 20억 달러를 포함해 반도체 산업에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한다. 또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25%의 세액 공제 혜택을 준다. 첨단 분야 연구 프로그램 지출도 크게 확대하고 과학 연구 증진 등에 2000억 달러를 투자하도록 했다.
법안이 정식 발효되면서 오하이오주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계획한 미국 인텔과 텍사스에 공장을 증설하기로 한 삼성전자를 포함해 대만 TSMC 등이 수혜 기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손가락보다 작은 반도체가 스마트폰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경제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며 "30년 전에는 미국에서 전체 반도체의 30%가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10%도 되지 않는다"고 입법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 법이 미국의 산업 경쟁력을 높여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 유럽은 반도체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역사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돌아왔다"며 관련 산업 육성 의지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한때 세계 1위 연구·개발 투자국이었지만, 현재는 9위에 그친다"며 "중국은 수십 년 전만 해도 8위였지만 지금은 2위다. 다른 나라도 근접하고 있다"고 연구개발 투자의 필요성을 말했다.
이날 백악관 잔디밭에서 열린 서명식에는 야당인 공화당 의원도 참석했으며 인텔과 HP 등 기업 최고경영진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