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체전선이 남하하면서 전라권을 중심으로 최대 120㎜ 이상의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중부권에서는 피해 주민들과 지자체가 힘을 합쳐 수해 복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부터 13일까지 제주도 남쪽 아열대기단이 약화하면서 정체전선이 남하함에 따라 전라권으로 비구름이 이동할 예정이다. 수도권에 큰 피해를 준 정체전선이 이동하는 만큼 전라권을 중심으로 하천 범람이나 산사태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충청권, 전라권, 경북 북부에서 30~100㎜의 비가 내리겠다. 특히 전라권에서 최대 12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이번 주말인 14일부터는 중국 북부에서 다시 활성화된 정체전선이 남하해 전국적으로 비가 다시 내릴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다음주 발생하는 정체전선의 강수량이 물 폭탄 수준이던 8일과 유사하게 발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이미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져 있다”며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115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지나간 수도권 곳곳에서는 피해가 잇따랐다. 서울 관악구에서는 반지하에 살던 발달장애인 세 가족이 숨졌고, 관내 소재 전통시장 13곳에서 침수와 누수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강남·동작구 내 대피소는 수마로 집을 잃게 된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특히, 서초·동작·관악·영등포 등 4개 구에서 발생한 수해 쓰레기 발생량만 약 8200만 톤으로 예상됐다. 서울시는 자치구의 수해폐기물 처리 심각성을 인지하고 수해 쓰레기를 수도권매립지에서 긴급하게 처리할 예정이다.
시와 자치구들은 수해 복구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날 서울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바구니를 들고 집 안에 고인 물을 퍼내거나, 골목길에 놓인 수해 잔해를 치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영등포구는 반지하 등 저지대 거주 취약계층 주민 4500명의 안부를 묻고 침수피해 접수방법, 이재민 대피소 운영, 긴급지원 등에 대해 안내했다. 관악구에서도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신사동 침수 주택 현장을 방문해 침수 가구 및 가전 정리, 폐기물 처리 등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을 지시했다.
한편 서울시는 8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비상대응체제를 유지 중이다. 현재까지 △도로파손(1043건) △자동차전용도로침수‧파손(289건) △교량포장파손(72건) △지하차도침수‧파손(35건) △민자도로침수(5건) △지하도상가침수(4건) △터널포장파손(3건) 등 총1451건의 피해 상황이 발생했으며, 이 중 1449건에 대한 복구를 완료했다.
한제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해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할 것”이라며 “시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