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럽 공급 줄이면서 헝가리만 ‘특별대우’
러시아가 최근 친러 행보를 보인 헝가리에 기존 가스 공급 계약에 얹어 ‘추가분’ 공급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헝가리는 러시아가 자국에 7억㎥ 분량의 가스 추가분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헝가리 외무부는 지난 7월 러시아와의 무역협상이 합의로 이어졌으며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지난 12일부터 “이미 계약된 수량 이상”을 인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헝거리 외무장관인 페테르 씨야트로는 지난달 천연가스 추가 공급 계약 논의를 위해 깜짝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이와 관련해 헝가리 외무부 관계자인 타마스 멘체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헝가리 정부는 천연가스를 안전하게 공급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일단 1단계로 이달 말까지 하루 260만㎥를 추가 공급하고, 다음 달부터는 일일 추가 공급량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앞서 지난해 15년치 가스 45억㎥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으나,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추가로 가스 공급 계약까지 체결했다. 헝가리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는 85%에 달한다.
러시아는 최근 서방의 대러 제재 맞대응 차원에서 유럽행 가스 공급을 크게 줄이고 있다. 폴란드를 지나는 ‘야말 파이프라인’ 공급을 차단했고, 독일을 지나는 ‘노르트스트림-1 파이프라인’ 공급은 기존의 20%로 줄였다.
헝가리는 EU 회원국이지만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 등 고강도 대러시아 제재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미국과 러시아의 평화 협상에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친러시아 성향을 보여 왔다.
권위주의 성향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브로맨스’가 언급될 정도로 푸틴 대통령과 개인적으로도 가까운 사이로도 알려져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해온 헝가리에 러시아가 내준 보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