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현안 과제 23건 전달
“中企 재정난·고용난 해결해 달라”
일부 건의 대해선 중기부 ‘신중론’
코로나19 재확산과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高)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계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도움을 청했다. 업계는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인력·판로 등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촉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벤처기업부는 1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중소기업인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이영 중기부 장관을 비롯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업종별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중소기업계는 현안 과제 23건을 중기부에 전달했다. 뿌리산업 지원 정책 확대, 지역 중소기업 청년고용 활성화, 명문장수기업 업종제한 폐지 등 업종별 기업들의 해묵은 과제들이다.
업계는 뿌리산업의 재정난이 최우선 현안 과제로 꼽혔다. 신용문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뿌리산업은 자동차, 가전, 반도체부터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핵심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이지만, 수주 감소와 원자재 급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유동성 공급을 위해 뿌리산업 전용정책자금 신설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구인난 문제도 제기됐다.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일자리를 구하고자 하는 청년 구직자들은 많은데 정작 현장에 중소기업들은 인력 수급이 어렵다고 호소한다”며 “일자리 부조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기중앙회, 중기부, 고용부, 교육부 등이 함께 운영하는 ‘참 괜찮은 중소기업’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문장수기업’ 선정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명문장수기업은 건설업·부동산업·금융업·보험업을 제외한 업력 45년 이상의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송공석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업종 간 경계가 사라지고, 기술융합이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이런 업종 제한은 장수 기업들의 명예를 지키기 어렵게 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중기부에 중소유통물류센터 승인 권한 재이전 △협동조합 공동행위 허용 기준 명확화 및 인정범위 확대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 채널 승인 등의 현장 건의 9건의 현장 건의와 14건의 서면 건의가 있었다.
중기부는 중소기업계의 건의를 대부분 수용하고 개선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과 3高 복합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며 “당면한 악재를 하루빨리 해소하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일부 건의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최원영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뿌리산업계는 정책 자금에서 상당히 많은 지원을 받는 편이라고 생각한다”며 “따로 전용 자금을 만든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다른 업종과 형평성 문제가 대두할 수 있어 신중히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홈앤쇼핑 등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 채널 승인에 대해서도 “홈쇼핑 채널은 물론이고 티커머스 쪽도 이미 과당 경쟁 상태”라며 “기존 10개 홈쇼핑 채널에서 티커머스로 최소 70% 이상의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정책관은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보를 위해 신규 채널을 승인하는 것이 얼마나 실익이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