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경기 둔화 우려에도 상반기 설비 투자액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6조 원 이상 늘리면서 설비 투자액이 90조 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장 증설을 위해 3조 원 가량을 늘리며 투자금액을 가장 많이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전자는 3조 원 이상을 줄이며 가장 많은 감소액을 기록했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해 기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49곳의 상반기 설비투자 금액을 조사한 결과 총 설비 투자액은 총 92조7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85조8857억 원)보다 6조1928억 원(7.2%)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투자액을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SK하이닉스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상반기 7조4772억 원에서 올해 10조4140억 원으로 2조9367억 원(39.3%) 늘렸다. 이어 LG화학(1조3334억 원·51.0%), LG에너지솔루션(1조3113억 원·85.1%), 롯데케미칼(8864억 원·324.3%), LG디스플레이(8581억원·49.8%) 등이 투자금을 대폭 늘렸다.
설비 투자액을 가장 많이 줄인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25조1149억원에서 올 상반기 21조7341억원으로 3조3808억 원(13.5%) 가량 투자를 줄였다. 한국전력공사(-8615억 원·12.6%↓), 현대케미칼(-8202억 원·79.3%↓), HMM(-8073억 원·95.4%↓), 현대오일뱅크(-6838억 원·59.9%↓) 등 순으로 설비투자를 줄였다.
올해 상반기 설비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로 집계됐다. 이어 SK하이닉스가 10조4140억 원, 한국전력공사 5조9609억 원, LG화학 3조9457억 원, LG에너지솔루션이 2조8517억 원을 기록했다.
조사 대상인 21개 업종 중 지난해 대비 투자를 확대한 업종은 17개로 파악됐다. 이 중 IT전기전자 업종이 설비 투자를 가장 많이 늘렸다. IT전기전자 업종은 지난해 상반기 39조4253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43조2492억 원으로 3조8238억원(9.7%) 늘렸다. 이어 석유화학이 1조2286억 원(13.7%), 건설 및 건자재 7430억 원(68.1%), 철강 5045억 원(20.6%), 자동차·부품 4141억 원(7.9%) 순으로 많았다.
공기업·운송·식음료·통신 업종은 지난해보다 투자를 줄였다. 공기업 업종은 지난해 상반기 10조6876억 원에서 올 상반기 9조7890억 원으로 설비 투자액을 8986억 원(8.4%↓) 줄였다. 이어 운송 7571억원(37.6%↓), 식음료 3114억원(18.0%↓), 통신업종도 2045억원(4.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