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의장 "5선 의원 이상 의원 구성…국무위원도 참여"
"2014년 국회 규정 근거해 가능…여야 지도부 공감 확인"
논의기구 상설화 위해 입법 움직임도
與 조명희 발의 법안 계류 중…野 5선 이상민 발의 준비
이상민 "정치개혁 논의까지 다루는 상설 기구화 필요"
9월 정기국회부터 여야를 아우르는 중진협의체가 가동될 전망이다. 여야가 극단적인 대립으로 정국이 경색될 경우 정치권 중진과 원로들을 중심으로 권고안을 만들어 이를 돌파하자는 취지다. 여·야·정 모두 공감대를 이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야 중진협의체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4선 이상을 참석 대상으로 하되, 처음에는 5선 이상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5선 의원이 여야 6명씩 동수이기 때문”이라며 “거기에 원내대표, 정책위 의장과 필요시 민생 현안을 다루는 상임위원장 등이 함께 참여해서 토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야 중진협의체는 교섭단체 중진모임인 원로협의회가 쟁점법안이나 이견 있는 안건을 조정하고, 의회 구성원들은 그 합의사항을 존중하는 문화가 확립된 독일 연방의회를 롤모델로 한 기구다.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3시간가량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과 국회의장단간 만찬에서 논의가 구체화됐다. 김 의장은 “윤 대통령께 이런 구상을 말하자 굉장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좋은 방안 같다’고 했다”며 “필요한 국무위원들을 출석시켜 참여하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여야 지도부도 동의한다. 김 의장은 “(대통령실) 가기 전에 만나서 의논하고 지금 답변드린 것처럼 똑같은 내용을 말씀드렸더니 아주 대찬성했다”며 “취임 전부터 여러 차례 얘기했다. 어제(20일)저녁에 얘기를 했더니 원내대표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국회 규정을 근거로 바로 가동할 수 있다면서 협의체를 통해 국회의장의 중재권을 균형있게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정의화 국회의장 시절인 지난 2014년 국회 규정에 중진협의체 설치 근거를 마련했다.
물론 실효성을 둘러싼 이견도 있다. 4선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에 “팬덤에 사로잡히고 거기에 눈치 보고 정치인들이 어찌 보면 소신과 철학보다는 자신의 안위 같은 데 마음이 좀 더 사로잡힌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여야 모두 팬덤정치의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소통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반면, 5선인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치가 잘 작동될 때는 물밑뿐만 아니라 여러 채널을 통해 대화가 활발했다”며 오히려 논의 기구를 상설화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 운영위에도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며 여기에 이상민 의원도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국회가 다당제로 체질을 바꾸려면 집권 세력과 관계없이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구심점 하나는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중진에만 갇히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툭하면 마비되는 국회의 운영도 국회의장단과 교섭단체라는 현재의 제도만으로는 더욱 한계가 보일 수밖에 없다”며 “각 당에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초선의원들, 청년정치인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