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포함한 여러 수단 있어”
국제유가 낙폭 줄여
미국은 내년 증산 규모 확대 계획 밝혀
“우크라 전쟁으로 부족해진 물량 보충할 것”
22일(현지시간)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향후 감산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원유시장은 가격 책정 기능을 약화하는 극도의 변동성과 유동성 부족이라는 악순환에 빠졌다”며 “이는 원활하고 효율적인 시장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위험과 불안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선물과 현물 시장은 점점 단절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높은 가시성과 명확성이 필요한 시점에 잘못된 신호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올해 유가 급등의 대표 수혜국이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90%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침체 불안과 강달러에 유가가 주춤하기 시작했고, 사우디도 이를 경계하는 눈치다.
빈 살만 장관은 “OPEC+는 다양한 형태의 감산을 포함해 도전에 대응하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 위한 유연성과 수단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만간 우리는 2022년 이후의 새로운 계약에 관한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최근의 변동성과 시장 교란은 우리의 결의를 강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감산 발언이 미국의 대규모 증산 예고 하루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전날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장관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내년부터 기록적인 석유 생산량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2023년 하루 약 1270만 배럴을 생산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글로벌 시장에서 수백만 배럴이 사라졌고, 우린 그 손실분을 보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은 하루 1200만 배럴 미만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종전 최대 기록은 2019년 기록한 하루 1220만 배럴이다.
이처럼 미국과 사우디는 석유 생산을 놓고 최근 들어 계속 맞붙고 있다. 지난달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가 증산을 요구하기 위해 직접 사우디를 방문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한 논의를 바탕으로 수 주 내에 더 많은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후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은 “미국과 사우디 간 정상회담에서 원유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며 이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