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오는 12월부터 해상 수송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이란, 핵협상 타결시 그리스·이탈리아 등 수출 모색
24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유럽연합(EU)이 제안한 핵 합의 최종 중재안에 대한 미국의 서면 의견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칸아니 대변인은 “이란 정부는 미국의 답변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며, 내용을 면밀히 살핀 후에 이란의 최종 의견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EU 중재안에 대한 의견을 이란 측에 전달했다고 확인했다.
이란은 그간 밀어붙이던 핵심 요구사항 일부를 철회하면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협상을 중재해온 EU는 이란의 의견은 합리적이며, 대부분 서방 국가들이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으며 미국 역시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협상 과정에 양측의 입장차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아직 합의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고 미국 측은 밝혔다.
이란은 핵 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유럽 시장에서 러시아를 대체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핵 협상이 타결돼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완화할 경우 유럽 원유 시장에서 제재를 받는 러시아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제재가 완화하는 대로 그리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와 같은 국가들을 고객으로 되찾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EU는 지난 6월 합의한 대러 제재에 따라 오는 12월 5일부터 당장 해상 수송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게 된다. 블룸버그는 이란산 원유가 러시아산 우랄 원유와 비슷한 등급과 품질을 가지고 있어 이라크산 원유와 함께 러시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이란에 대한 제재가 부과되기 전 일일 약 60만 배럴을 수입했다. 그러나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려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이전 수준을 회복한다 해도 러시아 공백을 완전히 메우지는 못한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일일 125만 배럴 규모의 러시아산 원유와 정제제품이 제재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란과 적대적인 이스라엘의 반발도 핵 협상의 변수로 남아있다. 이스라엘은 협상이 이란의 핵보유국 지위를 막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란과의 협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