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7~8%까지 오를수도
"하반기에도 거래절벽 이어질 것
청약시장 시들, 미분양 확산 우려"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네 차례 연속 인상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특히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한 영끌족은 집값이 하락하고 대출 이자는 늘면서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위축에 청약통장 인기도 덩달아 시들해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연 2.25%인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p 인상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8월부터 통화정책 정상화에 돌입한 후 올해 4·5·7·8월 네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네 차례 연속으로 인상을 단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최고 6.11% 수준이다. 지표 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빅스텝의 영향으로 최근 한 달 새 0.52%p 뛰면서 변동금리도 6%에 재진입했다.
4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고금리시대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경기가 빙하기에 본격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집값 고점 인식, 경기 침체 우려가 더해져 거래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수요자나 주택 보유자들이 달라진 대출 금리에 아직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급매물이 해소되거나 거래량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기 전까지 지금의 약세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전문가들은 올해 남은 두 번(10·11월)까지 한은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로 오르면 대출금리는 7~8%까지 오를 수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금리 인상으로 상업용 부동산 임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대출 비중이 높은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의 부담이 커지고, 거래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택 가격이 지금이 고점이라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금리가 오르다 보니 하반기에도 상반기보다 거래가 더 줄어들고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으로 청약시장마저 꽁꽁 얼어붙는 모습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하우스가 올해(1~7월)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올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80개 단지 중 46개 단지(67.5%)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10개 단지는 선착순 계약 신청을 받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 인상으로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하고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며 “입지 등 미래 가치가 뛰어나거나 브랜드 파워가 받쳐주지 않는 이상, 분양만 했다 하면 완판이었던 지난해와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