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본격적인 불법 공매도 적발에 나섰다.
29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모간스탠리에 대해 검사는 현재 착수한 상태이고, 메릴리치에 대한 검사는 추석 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 회사는 각각 공매도 물량 비중 상위 1, 2위 증권사다.
이는 지난달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공매도를 둘러싼 불법행위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금융당국과 검찰 등 관계 기관이 관련 대책을 수립하라"라고 지시한 데 이은 대책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매도 관련 검사는) 외국계 증권사에 대해 먼저 실시하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에 대한 검사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불법 공매도 척결에 대한 의지가 강해 이번 검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달 16일 이 원장은 출입기자와의 간담회에서 “주식 하락 국면에 공매도가 집중됐던 기관 또는 증권사에 대한 실태 점검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실태 점검 및 검사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날 이 원장은 시기까지 말했다. 이 원장은 “인사와 관련된 외적 노이즈가 사라지면 조금 더 집중해서 (공매도 관련 검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금감원은 지난 18일 임원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25일 부서장급 인사까지 마쳤다.
한편 국내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3년여간 공매도 표기를 빠뜨려 약 10억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한투증권은 2017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삼성전자 등 938개사에 대해 1억4089만 주를 공매도했지만 이를 표기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불법 공매도가 아닌 단순 실수인 공매도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