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된 ‘광고, 세상을 향한 고백告白’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남희숙 관장은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남 관장은 “국내 최초로 우리 근현대사의 광고들을 주제로 구현한 실감형 영상 콘텐츠라는 점에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해드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광고에는 시대의 열망과 소비문화가 깃들어 있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대중의 열망과 소비문화의 변화 과정을 한 편의 광고처럼 재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오경운 전시운영과 학예연구사는 “광고 속 언어와 이미지는 신문, 라디오, TV 등 언론 매체를 통해 우리의 일상 생활에 스며들고 상품의 소비를 자극한다”며 “광고와 대중 소비문화의 변화를 역사적‧사회적 맥락에서 되짚어보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광고합니다’라는 제목의 1부 전시는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광고로 알려진 ‘한성주보’ 1886년 2월 22일 자 광고로 시작한다. 이 광고에서 사용된 ‘고백(告白)’이라는 단어는 ‘아뢴다’의 명사형 ‘아룀’을 뜻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광고’라는 단어를 본격적으로 쓰기 이전에 사용된 용어가 바로 고백이다.
2부의 제목은 ‘그래, 이 맛이야!’다. 여기서는 식품 광고를 통해 음식에 대한 대중의 소비문화를 조명한다. 관람객들은 근현대 식생활의 변천과 식품 소비의 흐름을 광고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이 출시된 1963년의 모습과 ‘우리의 식생활은 해결됐다!’, ‘라면은 제2의 쌀’과 같은 혼분식정책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참 곱기도 합니다’라는 제목의 3부에는 ‘패션’과 ‘유행’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패션의 소비에 따라 변화한 미의식과 유행의 모습이 담겼다. 군복을 개량한 복장이 일반적이었던 1940년대의 패션 풍경과 1970년대 청년문화의 열풍으로 인한 청바지와 미니스커트의 유행, 2000년대 이후 아웃도어 의류의 선풍적인 인기 등을 고루 조명하고 있다.
끝으로 4부의 제목은 ‘기적인가 기술인가’이다. 4부는 가전제품 광고를 통해 새로운 기술로 해결되는 일상의 변화에 주목한다. 가전제품의 소비로 변화한 생활 습관과 기술의 혁신 등이 핵심이다. 관람객들은 1960년대부터 현재의 스마트기기 광고까지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한 가전제품과 그로 인한 주거 환경의 변화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오직 영상 콘텐츠로만 이뤄졌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바로 ‘터치형 체험’인데, 관람객들은 벽면에서 궁금한 광고에 손을 대면 선택한 광고를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4면의 파노라마 스크린과 서라운드 음향시스템을 활용, 우리나라의 광고사를 다채롭게 조명한 이번 전시는 내년 6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