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되는 러시아발 ‘천연가스 쇼크’…역대 최고가 근접에 ETN 상품 ‘희비’

입력 2022-08-29 16:02수정 2022-08-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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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우려 등의 여파로 천연가스 값이 역대급으로 치솟으면서 국내 증시 천연가스 관련 상장지수증권(ETN)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천연가스 가격의 하락에 베팅한 인버스 상품들은 처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이날까지 국내 ETN 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상품은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99.03%)로 집계됐다.

이는 S&P 다우존스 인디시즈가 산출하는 DJCI Natural Gas 2X Leveraged TR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상승 할 경우 2배 상승,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하락하면 2배 하락한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신한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하반기 들어 98.63% 상승하면서 상승률 2위에 이름을 올렸다. TRUE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H)도 91.02% 상승하면서 3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이어 KB천연가스 선물 ETN(48.19%), 대신 천연가스 선물 ETN(48.14%) 등이 뒤를 잇는 등 하반기 국내 ETN 상품 수익률상위 5위를 천연가스 관련 종목이 차지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이 도쿄를 향해 가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반면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들은 하락률 상위권을 점령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TRUE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은 하반기 들어 68.83% 하락, ETN 상품 중 하락률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는 DJCI Natural Gas 2X Inverse TR 지수를 추종한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상승할 경우 2배 하락, 하락하면 2배 상승한다.

마찬가지로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68.29),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68.20%),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H)(-68.00%), 대신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H)(-40.34%)에 베팅한 투자자들도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최근 천연가스 가격은 연일 급등세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0.02% 오른 메가와트시(MWh)당 321.41유로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역대 최고가격인 345유로에 도달할 기세다.

러시아가 올해 초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시도 중인 ‘자원의 무기화’가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불을 지피고 있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오는 31일부터 3일 동안 노드 스트림(Nord Stream)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할 예정이다.

여기에 폭염으로 에어컨 수요는 늘어난 상황에서 풍력, 수력, 원자력, 석탄 발전량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LNG 수출 물량의 17%를 차지하는 텍사스주 프리포트 천연가스 수출 터미널이 지난 6월 화재를 입은 점도 공급난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남은 기간에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천연가스 관련 ETN 상품들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러시아와 유럽의 관계 역시 개선 조짐이 적어 당장 해결의 실마리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1990년 이후 대부분 해에 9~10월 두 달간 가스 가격이 상승한 만큼 가을 성수기에 (가격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름철 계절적 수요 감소로 천연가스 가격의 단고 조정 가능성은 존재하나 겨울철 난방 수요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유럽과 아시아의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공급 불안 리스크는 단기간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미국 천연가스 가격의 경우 프리포트(Freeport) 지역의 LNG 수출이 11월부터 완전히 재개되기 시작하면 자국 내 공급이 줄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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