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사상 첫 2000조 돌파…증시 침체에 올 6월부터 2000조 붕괴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면서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넘어섰던 코스피 시총은 1년 8개월 전으로 돌아갔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은 이날 기준 1946조6140억 원이다. 올해 2000조 원을 웃돌던 코스피 시총은 6월 10일(2043조2130억 원) 이후 3개월 가까이 1900조 원대에 머물러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총은 2211조3730억 원에서 264조7590억 원(-12%) 증발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 속에 코스피는 2400선을 다시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코스피 시총도 1900조 원 마저 붕괴할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코스피 시총이 1900조 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25일(1894조2640억 원)이 마지막이다.
시총 상위 기업들의 주가는 무더기로 떨어지고 있다. 잭슨 홀 쇼크로 국내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보낸 지난 29일에만 시총 1조 원 이상인 코스피 종목 217개 가운데 187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86%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3개월(5월 31일~8월 31일)간 코스피 지수는 2600대에서 2400대로 7.44%(198.69포인트) 하락했다. 6만 원대를 간신히 회복했다가 다시 ‘5만 전자’로 떨어진 삼성전자는 이 기간에 시총이 45조9670억 원(-11%) 증발했다. SK하이닉스는 시총이 78조6240억 원에서 69조3060억 원으로 8조6000억 원가량 줄었다. 네이버(-7조8740억 원)와 카카오(-5조730억 원) 등 기술주들의 시총 감소도 두드러졌다.
국내 증시는 원·달러 환율 급등, 금리 급등, 주가 하락이 동시에 발생한 소위 ‘트리플 약세’ 현상 속에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에 연준이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이상)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증시 변동성은 더 커졌다.
다만,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주식시장에 일시적으로 변동성을 키우기는 했으나 인플레이션 하향 안정에 대한 기대도 여전하기에 이러한 추세가 지속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기업들의 시총 변화가 분주하게 일어나면서 내달 13일 예정된 코스피 시가총액 규모별 지수 정기변경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개월 일평균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대형주(1~100위), 중형주(101~300위), 소형주(잔여종목)로 구분한 지수다. 시총 규모별 지수변경은 3월과 9월 연 2회 이뤄진다.
증권업계는 아모레G, 한미사이언스, 이마트, KCC, GS건설, DB하이텍 등이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구성이 변경되고, 현대미포조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스코인터내셔널, 현대로템, 한화시스템, OCI, 팬오션 등이 중형주에서 대형주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