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보다 18% 넘게 줄어
토지 거래량도 16% 급감
전국 부동산 경기 침체에 외국인도 시장을 떠나고 있다. 외국인 부동산 거래량은 올해 초 최저 수준을 기록한 뒤 새 정부 출범 이후 급반등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전국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자 외국인 투자도 급감하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7월 기준 전국 외국인 건축물(단독·다세대·아파트·오피스텔 등) 거래량은 총 1338건으로 6월(1635건)보다 18.1%(297건) 줄었다. 올해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한 5월(1985건)과 비교하면 32.6%(647건) 급감한 수치다. 외국인 투자가 집중된 서울도 5월 이후 두 달 연속 거래량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서울의 7월 거래량은 216건으로 6월(242건) 대비 10.7%(26건) 줄었다. 5월(325건)과 비교 시 25.5%(109건)나 쪼그라들었다.
토지 거래량도 대폭 줄었다. 7월 전국 기준 외국인 토지 거래량은 1765필지로 6월 2099필지와 비교하면 약 16%가량 하락했다. 서울 외국인 토지 거래량도 같은 기간 260필지에서 234필지로 10% 감소했다.
올해 외국인 부동산 거래량은 상반기 급등 후 하반기 급락하는 모양새다. 올해 초 전국 기준 외국인 건축물 거래량은 1138건으로 2019년 2월 1057건을 기록한 이후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4월부터 거래량이 늘기 시작해 지난 5월에는 거래가 한창이던 2021년 상반기 수준으로 늘었다. 건축물 기준 5월 거래량은 지난해 4월(2177건) 수준까지 증가했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과 서울 아파트값 하락이 본격화한 5월 이후부터는 거래량이 내림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침체 기류가 돌자 외국인 매수가 끊긴 것이다. 각종 대출 규제와 세금 중과를 받는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상대적으로 부동산 취득이 쉽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4월 보고서에서 “내‧외국인 간 취득세 관련 불형평성은 주택 매수 중 거래 비용에서 큰 폭의 차이로 이어진다”며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취득하는데 손쉬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규제를 받지 않는 상황이지만, 거래량이 줄어든 것은 시장 침체가 시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국내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자 기대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외국인이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고 시장 전망이 좋아지지 않으면 외국인 부동산 거래량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