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혈액제제 시장이 최근 2년 급성장하면서 관련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기업 실적도 함께 상승했다.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액에서 뽑아낸 여러 성분으로 만든 의약품으로, 대표적인 것이 출혈성 쇼크에 사용되는 알부민이다. 혈액성분제제와 혈장 속 단백질을 분리한 혈액분획제제 등이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상 바이오의약품으로 구분된다.
7일 식약처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혈액제제 생산액은 최근 3년 간 크게 늘었다. 혈액제제 생산실적은 2019년 2748억 원에서 2020년 4278억 원으로 55.7%,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어 지난해 생산액은 43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다만 혈액분획제제 생산액은 3년 간 소폭 하락했다. 2019년 4857억 원, 2020년 4653억 원, 지난해 4403억 원으로 감소했다. 혈액제제와 분획제재를 합한 약효군별 ‘혈액제제류’ 전체 생산액은 2019년 7029억 원에서 2020년 8152억 원으로 약 16% 증가했다.
국내에서 혈액제제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GC녹십자와 SK플라즈마다. 제약바이오협회의 ‘2021 제약바이오산업 데이터 북’에 의하면 상위 20개 전문의약품 생산실적에서 GC녹십자의 혈액제제 2개 품목이 생산액 기준 6위와 8위에 자리했다. 생산실적 6위 알부민주20%의 생산액은 2019년 864억 원, 2020년 834억 원이었다. 항혈청&면역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5%’의 생산액은 2019년 759억 원, 2020년 770억 원으로 8위다. SK플라즈마의 혈액제제인 에스케이알부민20%주의 생산액은 2019년 480억 원, 2020년 593억 원으로 생산실적 기준 상 14위다.
GC녹십자의 경우 혈액제제가 매출 효자 노릇을 하고 있고, 혈액제제를 전문으로 하는 SK플라즈마의 경우 관련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GC녹십자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8402억 원, 영업이익 549억 원으로 이 중 혈액제제 매출은 2007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혈액제제 매출 3742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에만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알부민 등 혈액제제의 경우 올 2분기에 국내외 판매량 확대와 단가 인상으로 두자릿 수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SK플라즈마도 지난해 1060억 원의 연 매출을 기록하고,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실적의 60% 가량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이투데이에 올해 상반기 혈액제제 매출액은 648억6550만 원이라고 밝혔다.
향후 사업 전망도 긍정적이다. GC녹십자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10%(미국명 알리글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진행 중으로, 현재 생산시설에 대한 현장실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GC녹십자는 미국 내 관련 시장은 약 10조 원으로, FDA허가 후 시장점유율 목표치로 약 5%를 제시했다.
SK플라즈마는 해외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와 올해 중동과 남미 등에서 알부민 등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0월 국내 업계 최초로 싱가포르 혈액제제 국가 입찰에 성공해 국가 사업 전량을 6년간 독점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2023년부터 6년 간 혈액제제(알부민 및 사람면역글로불린) 전량을 위탁 생산하며, 사업 규모는 총 2300만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아르헨티나 등 남미 8개국에 384억 원 상당의 혈액제제 공급 계약을 맺었다. 또한 쿠웨이트 등 중동 3개 국에 리브감마와 알부민 등 혈액제제 2종을 수출하는 총 172억 원 규모의 수출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