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공포 덮친 뉴욕증시…나스닥 -5.2%
“TQQQ 손실만 벌써 -40%다. 반도체 폭망하는거 아냐.”
14일 온라인의 해외주식 종목 토론방에는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의 성토와 한탄이 이어졌다. 특히 서학개미의 속을 태우는 것은 TQQQ와 SOXL은 3배 레버리지 ETF다. 추종하는 지수가 1% 상승하면 3%의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1% 내리면 3%의 손실을 보는 구조의 상품이다.
“미워도 다시 한번”을 외치며 미국 주식과 레버리지 상품을 사들인 서학개미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달 11월까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던 나스닥 지수가 올해 들어 25% 넘게 곤두박질치면서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13일(미 동부시간)에도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32.84포인트(5.16%) 폭락한 11,633.57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각각 3.94%, 4.32% 폭락했다. 3대 지수의 하락률은 모두 2020년 6월 11일 코로나19 재유행 우려에 5~6% 폭락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나스닥 등 미국 지수가 급락하며 서학개미는 멘붕에 빠졌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서학개미 순매수 1·3·8위 종목이 3배 레버리지 추종 ETF상품이었다. 올해에만 서학개미가 이 3종목을 사들인 액수만 40억 달러에 달한다.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은 ‘프로셰어드 울트라 프로 QQQ ETF’, 이른바 티큐(TQQQ)다. 나스닥 100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이 상품에 올해 들어 서학개미가 베팅한 규모만 21억6375만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올해 수익률은 -84.46%다. 반 토막이 났다.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불 3배 ETF(SOXL), ‘속슬’의 수익률은 더 처참하다. 서학개미는 올해 ‘속슬’ 14억7361만 달러어치를 사들였지만, 주가는 82.22% 폭락했다. 이밖에 순매수 8위인 팡 이노베이션 3배 ETF(BULZ·2조9883만 달러)는 86.58% 손실을 기록했다.
개별종목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순매수 2위에 오른 테슬라(18조6847만 달러)는 액면분할 후 1.33% 하락했다.
엔비디아(8조3390만 달러), 알파벳A(5조2647만 달러), 애플(4조1861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조923만 달러) 등도 올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문제는 나스닥 등의 추가 하락 전망이 이어지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 의지와 그에 따른 경제적 고통을 가늠하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윌밍턴트러스터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루크 틸리는 뉴욕타임스(NYT)에 “우리는 아직 숲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심지어 숲의 끝이 어디인지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가장 큰 목표가 물가 대응이라는 점에서 연준의 긴축 기조는 장기화할 가능성 크다. 다만, 미국 경기에 관한 판단은 연준(낙관적)과 시장(비관적) 간 격차가 존재한다”면서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안도감과 공포감 사이에서 지표에 민감한 높은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FOMC에서 이번 물가 지표에 대한 연준의 평가와 금리인상 폭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FOMC 전후로 시장 변동성 확대 및 달러화 강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