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석달째 최저치 이어갈 듯
매물은 6개월 새 20% 넘게 급증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거래절벽이 계속되고 있다. 가을 이사 성수기를 맞아 거래량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매수세가 뚝 끊긴 모양새다. 반면, 수도권 아파트 매물은 계속 쌓여만 가고 있어 연말까지 역대 최저 수준의 아파트 거래절벽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본지 취재 결과, 이날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87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신고기한(계약일로부터 30일)이 보름가량 남은 것을 고려해도 지난달 역시 거래량 1000건 미만을 밑돌 전망이다.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역대 최저 수준인 640건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거래량은 7월보다 늘겠지만, 지난해 8월(4064건)의 4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역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경기부동산포털 집계 기준 8월 아파트 거래량은 총 2226건으로, 집계가 완료되면 4000건을 조금 웃돌 전망이다. 이는 7월(2908건)보다는 많겠지만, 6월(4036건) 거래량과 비슷한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8월(1만3525건)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아파트 거래가 끊기자 매물은 계속 쌓여만 간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반년 전(3월 14일) 4만8548건에서 이날 6만368건으로 24.3% 증가했다. 전국 17개 지자체 중 매물 증가율 8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인천과 경기는 각각 28.3%와 27.4%씩 늘어 전국 매물 증가율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집값 선도지역인 수도권의 매물 적체 현상이 지방보다 더 심한 셈이다.
보통 추석 이후부터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거래량이 늘지만, 올해는 부동산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계절 특수를 누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시장 내 아파트 매수심리는 집값 급등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이달 첫째 주(5일) 기준 80.9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7월 1일(80.3)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수도권 역시 83.1로 전국 평균(86.7)을 밑돌았다.
여기에 정부도 집값 안정에 정책 초점 맞추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규제 완화는 현재 시장 침체 상황을 반전시킬 유일한 카드다. 하지만, 정부가 집값 안정을 연일 강조하는 만큼 당분간 수도권 규제 완화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원희룡 국토부 장관 모두 최근 인터뷰에서 “집값 하향 안정화”를 언급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부는 집값 하락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서서히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정책을 시행해야 할 시점”이라며 “집값이 많이 올랐으니 무조건 떨어져야 한다며 지금 상황을 방치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