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이 ‘머지(Merge·병합)’ 업데이트 성공 이후 차익 시현이 매물이 쏟아지며 전체 시장의 하락세가 펼쳐지고 있다. 이더리움 업데이트 기대감에 따른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것이다.
16일 오전 9시 0분 가상자산(암호화폐)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2.6% 하락한 1만9701.91달러(주요 거래소 평균가)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업데이트 이후 차익 시현 매물이 풀리며 10.0% 급락해 1472.22달러, 바이낸스코인은 3.1% 하락한 270.91달러로 나타났다.
이 밖에 리플 -4.5%, 에이다 -3.0%, 솔라나 -3.0%, 폴카닷 -3.8%, 도지코인 -4.0%, 시바이누 -4.1%, 폴리곤 -4.7%, 트론 -0.5%, 아발란체 -4.9%, 이더리움클래식 -8.8% 등으로 집계됐다.
이날 미 증시도 15일(현지시간) 발표된 경제 지표들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3.27포인트(0.56%) 떨어진 3만961.82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44.66포인트(1.13%) 하락한 3901.35에, 나스닥지수는 167.32포인트(1.43%) 내린 1만1552.36에 거래를 마쳤다.
이더리움의 업데이트 이후 대규모 물량이 거래소로 유입되며 하락세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거래소로 유입된 이더리움 물량이 6개월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난센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최근 암호화폐 대출업체 넥소는 7억2000만 달러 상당의 45만 이더(ETH)를 바이낸스에 입금했다. 비트파이넥스로는 28만8442이더가 입금됐다. 이 두 트랜잭션만 합쳐도 12억 달러 상당이다.
다만 노스락디지털 설립자 할 프레스는 이 두 대규모 트랜잭션에 대해 매도가 아닌 ETHW의 에어드랍을 받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콩 소재 디지털자산 플랫폼 사토리리서치의 공동 창업자 텅훙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에는 사실상 이더리움 머지 성공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경영(ESG)을 의식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은 머지 이벤트를 블록체인, 토큰, 이더리움 등에 발을 담그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적 관점은 낙관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록체인 개발사 라구나랩스의 스테판 러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더리움의 전망은 밝다”며 “올 연말 이더는 3000달러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며, 비트코인 시총을 언젠가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 심리 지표는 위축된 상태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보다 8포인트 내린 20을 기록해 ‘공포’에서 ‘극단적 공포’로 전환됐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공포 탐욕 지수는 변동성(25%), 거래량(25%), SNS 언급량(15%), 설문조사(15%), 비트코인 시총 비중(10%), 구글 검색량(10%) 등을 기준으로 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