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택배 상자를 현재 골판지에서 다회용 상자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발표로 제지 업계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제지업종이 정부의 택배상자 보급사업 발표로 하락했다. 환경부는 14일 택배 상자 표준화 등을 거쳐 다회용 택배 상자 보급사업을 2024년부터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회용 택배 상자를 다회용 택배 상자로 교체할 경우 1회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70% 이상 낮아지고 배송 원가는 소폭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종이ㆍ목재 업종은 이날만 1.09%(코스피) 하락 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국내 상장사에서 골판지를 생산ㆍ판매하는 업체는 태림포장(-2.73%), 대영포장(-4.40%), 대림제지(-0.81%), 영풍제지(-2.72%) 등이다.
이들은 골판지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97% 수준에 달한다. 제지업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택배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급등세를 연출했다.
실제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택배 상자의 원료인 골판지원지 국내 수급량은 최근 10년(2012~2021)간 403만 톤에서 598만 톤으로 48.38%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신문용지나 인쇄용지 등 다른 종이의 수급은 감소했지만, 골판지원지만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골판지와 상관없이 제지업종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하락한 곳도 있다. 국일제지는 이날 8.40% 급락했는데, 이 회사는 식품이나 과일을 포장하는 박엽지와 시멘트, 쌀, 밀가루 등을 포장하는 프라프트지를 생산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행 기간이 남은 만큼 실제 적용 추이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